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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보울 보니 미국 경제회복 코드 다 읽을 수 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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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1초에 10만 달러(약 1억1075만원)’.

 6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프로풋볼(NFL) 중계방송 광고료다. 지난해 30초짜리 한 편당 250만 달러였던 광고료가 올해는 300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고 경제전문지 포브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이 전했다. 미식축구 챔피언을 가리는 수퍼보울은 단순한 스포츠경기를 넘어 미국 최대 비즈니스 이벤트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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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퍼보울의 인기는 TV 광고 수입만 비교해 봐도 드러난다. 지난해 수퍼보울 광고 수입은 2억52만 달러였다. 메이저리그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1억912만 달러나 미국 대학농구(NCAA) 결승 토너먼트 1억772억 달러를 훨씬 앞질렀다. 더욱이 텍사스주 알링턴 카우보이스 구장에서 열린 제45회 수퍼보울의 열기는 지난해보다 뜨거웠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한껏 위축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미국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수퍼보울 광고는 경기 흐름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한다. 광고 단가가 워낙 비싸기 때문이다. 올해는 자동차회사의 광고전으로 불꽃이 튀었다. 체력을 회복한 미국 ‘빅3’ 자동차회사가 모두 광고시장에 복귀했다. 수퍼보울의 5대 광고주로 꼽히는 제네럴모터스(GM)는 지난해 수퍼보울 광고에서 사라졌다가 올해는 가장 많은 시간을 확보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포드와 크라이슬러는 물론 BMW·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폴크스바겐은 물론 혼다도 뛰어들었다. 지난해 쏘렌토와 쏘나타로 수퍼보울 광고시장에 바람을 일으켰던 기아차와 현대차는 올해 단발 광고로 만족해야 했다.

 올해 중계권을 딴 폭스TV는 2억5000만 달러 광고수입을 올릴 것으로 포브스는 내다봤다. 지난해 CBS가 올린 2억52만 달러보다 21.8% 늘어난 수치다. 올해 시청자도 1억 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추산됐다. 인터넷에서 거래되는 티켓 값은 평균 2000달러로 지난해 1500달러보다 500달러가 올랐다.

 개최지인 텍사스주가 얻을 경제효과도 4억~6억1200만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경기가 열린 알링턴은 물론이고 이웃 댈러스·포츠워스 호텔은 몇 달 전 이미 예약이 꽉 찼다. 2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레스토랑과 술집도 문전성시다. 경기가 끝난 뒤 열리는 파티도 예약이 밀렸다. 플레이보이지가 영화배우 패멀라 앤더슨을 초청해 여는 축하파티 VIP석은 1만5000달러에 달했지만 일찌감치 매진되기도 했다.

 피자회사도 수퍼보울이 열리는 일요일이 연중 최고 매상을 올리는 날이다. 피자헛은 올해 TV 광고에 데뷔하며 전통적인 수퍼보울 강자 도미노의 아성에 도전하고 나섰다. 파파존스는 연장전으로 갈 경우 공짜 피자를 주겠다는 판촉으로 맞섰다. 이날 하루 미국에서 팔려나간 맥주만 75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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