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심은 나무로 산이 울창, 변화된 한국 모습에 놀랍고 기뻐"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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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십년간 한국의 발전상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대로인 건 산 정도일까요. 아, 제가 학생들과 심었던 나무들이 산을 울창하게 뒤덮은걸 보니 기분이 참 좋더군요.”
 
지난 3일 한국의 설을 맞아 전 평화봉사단원들로 구성된 ‘한국의 친구들(Friends of Korea)’이 모인 자리에서 찰스 하비(Charles Hobbie·65)씨는 이렇게 말했다.

1968년부터 71년까지 경북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가르쳤던 그는 한국에서 새마을 운동이 갓 시작됐을 때 학생들과 함께 산에 올라 나무를 심었다. 2008년 다시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가 발견한 건 그때의 스산했던 대덕산, 팔공산이 울창하게 변화된 모습이었다. 마치 자식이 잘 자란 것 같은 뿌듯함을 느꼈다.

하비씨는 1978년 평화봉사단의 한국 데스크 오피서로 5년간 다시 한국에 나가 근무했다. 이후 1991년, 또 2008년 등 여러차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급변하는 한국은 놀라움을 안겨줬다. 또 다른 변화는 외적인 발전상 외에도 한국인들이 이방인을 대하는 태도였다.

“예전엔 사람들이 낯을 많이 가렸어요. 하지만 처음에 거리를 두다가도 일단 친구가 되면 굉장히 다정했죠. 지금은 모든 사람들에게서 넘치는 자신감을 느낍니다. 거리낌 없이 다가오고 반겨주는 모습도 놀랍죠.”

한국은 그가 20대 초반의 젊은 시절을 보냈다는 점 외에도 인생의 동반자를 만난 곳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부인인 영이씨를 처음 만난 건 영어를 가르치던 때였다. 두 사람은 이후 우연히 독일에서 다시 만나면서 연인, 부부가 됐다. 페더럴 유니온 변호사로 일해 온 그는 2주 뒤부터는 부 자문(associate general council)으로 다시 평화봉사단 일을 거들게 된다. 지난 2008년에 이어 올 10월에도 부인과 딸, 사위, 아들 등 온 가족이 함께 한국을 방문한다는 그는 “벌써부터 그날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유승림 기자 ysl1120@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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