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동부 또 눈 폭탄… 6명사망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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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잠긴 뉴욕. 27일 퀸즈 서니사이드 주택가. 26일 밤부터 27일 오전까지 최고 19인치의 눈이 내렸다. 이로써 올 겨울 적설량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양영웅 인턴기자

27일 뉴욕·뉴저지주를 비롯한 미동부지역 연안에 또다시 최고 20인치(약50㎝)에 달하는 폭설과 추위로 4명이 사망하고 학교가 무더기로 문 닫거나 등교시간을 늦췄으며 항공기 운항도 대거 취소되는 혼란이 벌어졌다.

북동부 일부 지역에서는 도로사정이 악화되며 운전자들에게 주의보가 내려지고 라과디아·케네디·뉴아크 등 뉴욕시 공항에서만 1000여편의 항공기가 결항되는 등 동부와 중부 시카고에서 모두 2000여편의 항공기 일정이 대거 취소됐다. 이에 따라 이 지역을 출발해 서부를 방문할 예정이던 친척·지인들을 기다리던 상당수 한인들도 LA공항 안팎을 오가며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또 17인치(약42cm)의 높은 눈이 쌓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공항에서도 400여편이 결항되며 1500명 승객의 발이 묶였다. 뉴저지의 학교들은 이틀째 휴교령이 내려졌으며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버겐 카운티에서는 등교시간을 오전 10시로 늦추기도 했다. 뉴욕 자유의 여신상은 쌓인 눈 때문에 관광객을 받지 못했다.

뉴욕시의 경우 예년 겨울철 적설량은 평균 9인치(약20㎝)였으나 올 겨울 이미 36인치(약91㎝)의 눈이 퍼부어 지난해 12월26일 폭설 이후 두번째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폭설로 뉴욕의 한인 업소들은 매출이 20~50% 감소하는 타격을 받았다. 발이 묶인 종업원들이 제 시간에 출근하지 못해 운영에도 애를 먹었다. 맨해튼 한강식당 마윤하 팀장은 “27일 하루 고객들이 20~30% 줄고 주말에 또 눈이 온다는데 걱정이 크다”고 발했다. 플러싱의 청해진 식당 관계자는 “골목의 눈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은데다 버스도 끊겨 고객이 평소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뉴욕은 지난해 12월14일 이후 5일에 한번꼴로 8차례나 눈이 내려 제설 예산이 이미 바닥난 상태다.

이밖에 수도 워싱턴DC에서는 단전으로 17만명의 주민이 전기없는 밤을 지샜으며 비가 내리다 눈으로 바뀌거나 도로가 얼어붙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외부행사에 나갔다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길이 빙판으로 변하는 일도 벌어졌다.

기상청은 이번 눈 폭탄이 26~27일 새벽까지 뉴욕 센트럴 파크에 15인치(약39㎝), 뉴저지에 19인치(약48㎝)가 내린 것으로 집계했다. 뉴잉글랜드 지역에서는 27일 내내 눈발이 휘날렸으며 매사추세츠주의 보스턴도 12인치(약30㎝)의 눈이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뉴햄프셔주 포츠머스에서 공공 근로자를 관리하는 데이비드 앨런은 “지금까지 눈 위에 또 쌓인 폭설이 5개층 정도”라며 “리프트만 설치하면 스키를 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LA중앙일보= 봉화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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