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득점력+수비력+매력, 단비는 3박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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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침체에 빠진 여자프로농구에 ‘단비’가 내리고 있다.

 김단비(21·1m80㎝·사진)는 선두팀 신한은행에서 올 시즌 유난히 돋보이는 슈터다. 그는 여자농구연맹(WKBL)이 28일 발표한 4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수 64표 중 절반이 넘는 33표를 받았다. 프로 3년차 김단비의 생애 첫 라운드 MVP다.

 올 시즌 관전포인트는 김단비와 김정은(24·신세계)의 득점왕 경쟁이다. 김정은이 평균 17.69점으로 1위, 김단비(15.35점)가 2위를 달리고 있다. 2007~2008시즌 이후 득점왕은 정선민(신한은행)과 김계령(신세계)이 나눠 가졌다. 좀처럼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던 여자농구 득점 부문 경쟁이 올 시즌 완전히 새 판으로 바뀐 것이다.

 김정은과 김단비의 인연도 눈에 띈다. 대표팀 주전 슈터 김정은이 지난해 복사뼈 수술을 받자 그 자리를 대신한 게 김단비였다. 김단비는 2010년 체코 세계선수권대회와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뛰면서 놀랄 만큼 성장했다.

 김단비는 올 시즌 4라운드 중반까지 득점 1위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초 부상을 털어내고 복귀한 김정은이 규정 경기수(15경기)를 채우면서 득점 1위가 바뀌었다.

 김단비와 김정은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 외곽슛보다는 날카로운 드라이브인이 주특기고 모두 운동능력이 뛰어나다. 다만 결정적인 슛을 성공시키는 클러치 능력은 김정은이, 수비력은 김단비가 앞선다는 평가다. 박건연 SBS ESPN 해설위원은 “김정은이 신세계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반면 김단비는 정선민·이연화 등 팀 내 같은 포지션의 경쟁자가 많아서 출전시간이 적다. 결국 득점왕은 김정은에게 돌아갈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단비는 스타성을 갖춰 더 주목받고 있다. 그는 곱상한 외모와 귀여운 미소 덕분에 남자 팬이 많다. ‘얼짱’이란 말이 부담스럽다며 손을 내젓는 털털한 성격도 매력적이다. 김단비는 “팀 동료들은 내가 예쁘다고 하면 비웃는다. 닮은 연예인을 찾아달라고 했더니 이선균(남자 연기자)이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김단비는 28일 안산에서 열린 국민은행과의 경기에서 9점을 기록하며 팀의 76-63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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