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뒤에 박주호, 박지성 뒤에 김보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아시안컵이 끝나면서 한국 축구의 두 별도 대표팀에서 사라지게 됐다. 대표팀 은퇴를 결심한 이영표(34·알힐랄)와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이영표는 지난 26일(한국시간) 일본과의 준결승전을 마친 뒤 대표팀 은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저는 (마음을) 정했습니다”라고 답했다. 박지성도 마찬가지다. 대회 개막 전 아버지 박성종씨를 통해 “아시안컵 뒤 대표팀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그는 28일 “우즈베키스탄과의 3~4위전을 마친 뒤 한국으로 가 대표팀 은퇴 관련 얘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딱딱하게 굳은 두 선수의 표정을 볼 때 재고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두 스타가 떠나도 한국 축구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향해 계속 전진해야 한다. 이영표와 박지성의 후계구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영표의 유력한 대체자는 박주호(24·주빌로 이와타)다. 발이 빠르고 드리블이 깔끔하다. 돌파력과 크로스는 오히려 이영표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는다. 인터넷에서 박주호를 검색하면 ‘이영표 후계자’라는 말이 연관 검색어로 뜰 정도로 공인된 2인자다. 지난해 9월 왼쪽 종아리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지 않았다면 이번 아시안컵에서 이미 이영표의 자리를 꿰찼을 수도 있다. 지난해 1월 태극마크를 단 그는 “내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자리인데, 영표 형이 하나하나 세심하게 가르쳐줘 대표팀 적응이 훨씬 쉬웠다”고 말했다.

 박지성의 후계자로는 김보경(21·세레소 오사카)이 꼽힌다. 남아공 월드컵 23명 엔트리에 포함됐고, 이번 아시안컵 대표팀에도 선발된 유망주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유럽 무대를 누비는 박지성·이청용(볼턴)과 템포를 맞출 수 있는 김보경이 아시안컵 4강전까지 한 번도 출전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보경은 2009년 20세 이하 이집트 청소년 월드컵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홍명보팀을 8강으로 이끌었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김보경에 대해 “볼 센스를 타고났고 기술이 상당히 뛰어나다. 경험을 쌓고 체력을 보강한다면 박지성의 뒤를 이을 선수”라고 평가했다. A매치에 8경기 출전했으며 지난해 임대된 오이타에서는 27경기에서 8골을 작렬했다.

  도하=김종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