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리나, 아시아인 첫 메이저 여왕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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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뒤 환호하는 리나. 하트 위에 핀 장미꽃 모양의 문신이 눈에 띈다. [멜버른 로이터=연합뉴스]

세계랭킹 1위를 꺾은 리나(29·중국·세계랭킹 11위)는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그랜드슬램 테니스대회 단식 결승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리나는 27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파크 로드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캐롤라인 워즈니아키(덴마크·1위)를 세트 스코어 2-1(3-6, 7-5, 6-3)로 꺾었다. 그는 지난해 이 대회 준결승에서 세리나 윌리엄스(미국)에게 져서 결승행에 실패한 바 있다.

 종전까지 아시아의 남녀 테니스 선수가 거둔 그랜드슬램 단식 최고 성적은 4강이었다. 리나(2010 호주오픈), 다테 기미코(일본·1994 호주오픈, 95 프랑스오픈, 96 윔블던), 정제(중국·2008 윔블던, 2010 호주오픈)가 준결승에 올랐지만 결승 코트는 밟지 못했다. 89년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마이클 창(39·은퇴)은 중국계 미국인이다. 리나는 경기 후 “정말 행복하다. ‘최초’라는 수식어는 영원히 내 것이다”며 기뻐했다.

 리나는 82년 중국 우한에서 태어나 여덟 살 때 테니스 라켓을 잡았다. 99년 여자프로테니스(WTA)에 입문한 그는 지금까지 4개의 WTA투어 단식 타이틀을 따냈다.

 1m73㎝·65㎏의 당당한 체구를 가진 리나는 아시아 선수로는 드물게 힘의 테니스를 구사한다. 리나는 29일 열리는 결승에서 킴 클리스터스(벨기에·3위)와 ‘아줌마 대결’을 벌인다. 리나는 2006년 결혼했고, 남편 샨장은 현재 그의 코치를 맡고 있다. 클리스터스는 네 살짜리 딸을 둔 엄마다. 리나는 클리스터스와의 상대 전적에서 2승4패로 뒤진다. 그러나 호주오픈 직전 열린 시드니 인터내셔널 대회 단식 결승에서는 리나가 클리스터스를 2-0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한편 이날 열린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는 세계랭킹 3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를 3-0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선착했다. 

김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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