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증시’에 델라 … ELS·혼합펀드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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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주가가 사상 최고 수준을 넘나들면서 투자자들의 조바심이 커지고 있다. 보수적 투자성향의 투자자들이라면 더 그러하다. 조정을 기다리자니 돈 벌 기회를 놓칠 것 같고, 반대로 지금 들어갔다간 2007년처럼 ‘상투’를 잡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머릿속만 복잡해지는 장세다. 전문가들은 주가연계증권(ELS), 혼합형 펀드처럼 수익을 내면서도,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상품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권한다.


 ◆주가 떨어져도 수익=ELS는 일정 수익률 조건을 약정한 뒤 6개월~3년 뒤에 수익을 되돌려주는 상품이다. 자금의 60~90%를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주식·옵션 등에 투자해 연 10% 이상의 수익을 추구한다.

  이 때문에 ELS는 일반 펀드와는 상품 구조가 다르다. 만기 또는 조기 상환 평가일까지 종목·주가지수가 일정 조건을 충족시키기만 하면 약속한 수익을 지급한다. 주가가 오른다고 수익이 커지는 것이 아니고, 주가가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된다.

  동양종금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보통 40~50% 주가가 하락해도 수익을 보장해주는 형식으로 설계돼 있어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안전하다”며 “최근 높은 지수가 부담스러운 투자자에게 인기를 끌면서 ELS가 바야흐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ELS 발행건수는 매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7일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ELS 발행건수는 전달보다 151건 늘어난 1208건이었다. 2003년 집계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발행 규모도 2조6664억원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안전성과 수익성 동시 겨냥=환매가 이어지는 주식형 펀드와 달리 채권혼합형 펀드에는 올 들어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6201억원이 순유출됐다. 반면 같은 기간 채권혼합형 펀드로는 1283억원이 순유입됐다. 채권혼합형 펀드는 채권과 주식에 함께 투자하되 채권투자 비중을 60% 정도로 우위에 두는 펀드다.

  이는 증시의 단기 급등에 따라 좀 더 안전한 상품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최근 3년여 동안 등장하지 않은 지역·업종 펀드들이 없을 정도로 각양각색의 주식형 펀드들이 봇물을 이룬 점도 최근 관심이 높아진 이유로 꼽힌다.

  우리투자증권 서동필 책임연구원은 “안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겨냥하는 혼합형 펀드는 매니어층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꾸준하다”며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라면 이번 기회에 주식혼합형 펀드나 채권혼합형 펀드 등으로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덜 오른’, ‘오를 만한’ 주식에 주목=직접 주식을 굴려볼 요량이라면 덜 오른 종목 중에서 상승 가능성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가 전고점(2064.85)을 기록했던 2007년 10월보다 주가는 떨어졌지만, 실적은 호전된 종목을 투자 대안으로 제시했다. SK에너지·SK·대림산업·동부화재·우리투자증권·현대산업·CJ제일제당·LIG손해보험·키움증권·메리츠화재·LG패션·한진·S&T대우·종근당·매일유업 등을 꼽았다.

 예컨대 CJ제일제당의 영업이익은 2007년 903억원에서 지난해 2406억원(예상치)으로 160% 이상 급증하고, 올해는 2790억원으로 늘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19만7500원으로 2007년 최고치의 62% 수준이다. 하이투자증권 최석원 연구원은 “실적과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는 종목으로 선택의 폭을 좁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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