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장관
올해 고1 신입생이 치를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국어·영어·수학 과목 수준별 시험이 도입된다. 1994학년도부터 도입한 수능이 수준별 시험으로 개편되는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다. 국어·영어 문항 수는 현행 50개에서 40~45개로, 사회·과학 탐구영역의 선택과목 수도 3개에서 2개로 줄어든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26일 이 같은 내용의 ‘2014학년도 수능시험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수험생의 진로에 따라 수능 준비를 하도록 수준별 시험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언어·수리·외국어는 명칭이 국어·수학·영어로 바뀌고, 난이도가 다른 두 가지 유형(A·B)으로 출제된다. B형은 현행 수능 수준이고, A형은 현행보다 출제 범위가 줄고 쉬워진다. B형은 최대 2과목까지만 응시할 수 있고 국어B와 수학B는 동시에 선택할 수 없다. 교과부는 수능 응시 횟수를 연 2회로 확대하는 안을 검토했으나 수험생 부담이 더 커지고 사교육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없던 일로 했다.
이번 개편으로 국어·영어·수학의 영향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대학들은 지금도 세 영역은 가중치를 두는데 탐구영역이 줄어들어 국·영·수의 중요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난이도도 쟁점이다.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A형이 B형에 비해 지나치게 쉬워지면 대학들이 B형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학부모 반응은 엇갈렸다. 중3 학부모 최금순씨는 “B형을 준비하려면 학원에 보내야 할 텐데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반면 학부모 유안수씨는 “탐구영역이 줄어 사교육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3 신혁민군은 “수준별 시험에 대비하려면 학교에서도 수준별 수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련·김민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