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0년간 반값만 내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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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요즘 수도권 주요 지역 길거리에서는 미분양 아파트 판촉물(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다. 대개 유동인구가 많은 교차로 가로수나 지역 광고판 등에 붙은 플랜카드로, 분양가 할인 등을 광고한다.

이런 플랜카드가 워낙 많다보니 사실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런데 간혹 눈길을 확 잡아끄는 경우가 있다. ‘아파트 10년간 반값만 내고 사세요’, ‘중도금 대출 7년간 무이자’ 등이다. 말 그대로 ‘파격’ 조건이다.

그런데 그럴 듯해 보이지만 결국 특정 주택형에 한정해 분양가를 깎아주겠다는 것으로, 흔히 볼 수 있는 플랜카드와 다를 바 없다. 실제로 ‘대출 7년간 무이자’ 조건을 내건 경기도 수원시의 한 오피스텔의 경우 214㎡형에 한해 이 조건이 적용된다.

결국은 ‘분양가 할인’

214㎡형의 경우 총 분양가가 5억5000만원 정도로, 담보대출을 분양가의 절반 정도인 2억5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분양업체 측은 이 2억5000만원에 연 5%의 금리를 적용한 7년간의 이자를 대신 내주겠다고 한다.

1년이면 이자가 1250만원이고 7년이면 8750만원 정도다. 그러니까 총 분양가 5억5000만원에서 8750만원을 깎아주는 것이다. 실제 분양가는 4억6000만원 정도가 되는 것이다. 단, 조건이 있다. 계약 후 3개월 내에 소유권 이전 등기를 내야 한다.

‘아파트 10년간 반값만 내고’라는 조건도 알고보면 광고 문구처럼 파격적이지는 않다. 경기도 용인시의 한 미분양 아파트 광고인데, 공급면적 161㎡형에만 적용된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6억7400만원 선.

담보대출을 3억4000만원 정도까지 받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이자를 10년간 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자율은 앞서 소개한 오피스텔과는 차이가 있다. 대출 금리를 연 3.7% 정도만 쳐준다. 3억4000만원에 대한 10년간의 이자 1억2580만원 정도를 분양가에서 빼주는 것이다.

만약 개인 신용 상태가 나빠 금리가 연 3.7%보다 높을 경우 초과 금리에 대해서는 본인 부담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 중대형의 경우 1억원 정도 깎아주는 단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그러나 단지 분양가 할인이라는 문구로는 잘 안 먹히자 이색 광고 문구를 들고 나온 것일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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