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헬스코치] 하루 10분, 삶의 균형을 맞추세요!

중앙일보

입력

[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진료실에서 우리 나라 사람들이 왜 불(不)건강해지는지 선행원인들을 살펴보면 대략 세 가지 정도가 크게 꼽힌다.

첫째는 건강무심증이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으로 평소에는 건강에 통 신경쓰지 않다가 아프고 나서야 허겁지겁 후회를 하는 스타일이다. 청년기와 장년기를 지나는 대부분의 한국인은 이 단계를 반드시 지나게 된다.
둘째는 건강염려증이다. 이는 성격적 민감성과 닿아있는 것으로 건강무심증의 양면의 거울이다. 그동안 팽개쳐 두었던 건강에 대해 과도한 보상심리가 작용하거나, 가까운 사람들의 질병이나 죽음 등을 접한 후 질병이나 장애정보에 집착하여 모든 증상을 자기화시키고 다가올 질병이나 장애를 걱정하며 정신적 에너지를 소진한다.
세 번째가 과로이다. 과로는 육체적 과로와 정신적 과로로 나뉘는데 이것은 자신에게 너무 높은 기준을 적용하여 자신을 몰아세우거나 일과 삶의 균형을 중재하지 못하는 균형감각 상실에서 온다.

얼마전 내원한 대기업의 김과장도 세가지 사례가 모두 적용되었다. 30세까지 건강에 무심하였던 그는 갑자기 피로가 엄습하자 과도한 건강염려증으로 병원과 약물 의존증이 높아졌다. 게다가 그의 성격적 민감성과 지나치리만큼 냉혹한 자기 몰아세우기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불면증, 소화불량, 목통증, 잦은 감기로 증상화되었다. 신체적 에너지가 감소되면 면역력저하로 이어지고 이것은 각종 질병의 빌미가 되기 때문이다. 그가 나를 찾았을 때는 소화제, 감기약, 진통제, 수면제 등으로 만성병동이 되어있었다.

건강에 관한 지혜를 조명한 철학자로 유명한 가다머는 건강을 ‘평형’이라고 정의한다. 102세까지 산 경이적인 사상가인 가다머는 평생 삶에서 평형과 중용을 유지하는 자세를 잃지 않았다. 심지어 99세까지도 대학에서 강의를 펼쳤다. 그리고 그의 강의는 늘 젊은 대학생들로 만원이었다.

우리는 사는 방법에도 무슨 순서나 차례가 있는 것으로 여긴다. 노인이 되면 자연 일에서 손을 떼고 집에 칩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판단한다. 반면 젊어서는 모든 걸 바쳐 일에 몰두하는 것이 당연지사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유명한 장수촌인 에콰도르 빌카밤바의 노인들은 100세가 되어서도 일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100세의 고령에도 꽤나 무거운 짐을 등에 지고서 한참을 나른다. 반면 절대 죽어라 일만 하지도 않는다. 친구들과 만담을 나누는 일, 노래를 부르며 흥겹게 춤을 추는 일, 가족과 여유롭고 즐거운 식사를 하는 일을 항상 생활의 중심에 둔다. 젊은이도 늙은이도 이 삶의 원칙에서는 예외가 아니다.

반면 현대인이 아는 분업화되고 집중, 획일화된 삶은 건강에도 치명적인 폐해를 가져다 준다. 젊어서 혹사하고, 나이가 들면 잘 움직이지 않는 몸은 병들고 늙기 쉬운 대표적인 표적물이다. 언제나 일하고 언제나 여유를 갖는 균형감 있는 삶이 건강은 물론이고 인생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황금열쇠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열심히 일하라. 하지만 충분히 휴식하고 여유를 즐겨라. 너무나 쉽지만 지키기도 어려운 장수와 건강의 대원칙이다. 김과장에게는 일시적으로 다음과 같은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10분 원칙을 처방하였다. 물론 일벌레이자 완벽주의자인 그는 저항이 많았지만, 조금씩 차이를 내면서 몸도 플러스방향으로 전화하기 시작하였다. 아래 목록중 실천하는 사항이 하나라도 늘면 그것은 바로 내몸 에너지 전략에서 플러스로 작용함을 기억하라.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하루 10분 원칙

하나, 일이 많을수록 10분 일찍 퇴근하라.
둘, 몸이 피곤할수록 10분 더 자라.
셋, 아침 10분은 그날의 업무를 구상하고 기획하는 데 써라. 이 10분이 하루 업무에서 한 시간을 아껴준다.
넷, 가족과 소원해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배우자나 가족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10분 늘려라.
다섯, 소중한 가족과 이웃들에게 사랑한다는 말과 포옹에 10분을 할애하라.
여섯, 일과 중 10분은 생각중지훈련에 할애하라.
일곱, 일하다가 10분은 창밖을 바라보거나 회사정원을 거닐며 보다 먼 곳을 응시해보라.
여덟,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잠자기 전 10분은 스트레칭이나 온욕으로 온몸의 긴장을 풀어라.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칼럼 더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