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구조조정, 정원 줄이기보다 외국학생 많이 유치하는 게 해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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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숫자만 줄인다고 구조조정이 됩니까.”

 박철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 신임 회장(한국외대 총장·사진)이 23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 구조조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지난 21일 전국 156개 사립대 총장들의 모임인 사립대총장협의회 회장에 선임됐다. 박 회장은 “대학에 입학할 학령 인구가 줄어든다고 해서 대학 정원도 똑같이 감소해야 한다는 구조조정 방식은 숫자 논리만 앞세운 너무 단순한 해법”이라고 꼬집었다. 앞으로 국내 고교 졸업생 수는 갈수록 줄어들어 2016년 이후엔 대학의 입학 정원을 채울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의 경쟁력은 다문화 학생들이 한데 어울리는 글로벌한 대학의 경쟁력에서 찾을 수 있다”며 “국내 학생 수는 줄어들더라도 외국 학생들을 많이 불러 교육시키면 국격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이 침체된 이유는 일본 대학생들이 밖으로 나가지도, 외국인 학생들이 들어오지도 않으면서 다문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외국 학생들을 많이 들어오게 해 선진국 진입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대만의 경우만 해도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밖에 안 되지만 대학 숫자는 비슷하다”며 “숫자에 구애받지 말고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대학과 산업을 연계해 지역별로 특화된 대학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스페인 왕립한림원 종신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2006년 한국외대 총장으로 취임했으며, 지난해 2월 연임됐다. 박 총장의 사립대총장협의회 임기는 내년 4월까지다.

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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