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와 추리가 만났다 "천연기념물 제조가"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최근에 등장한 동물들의 떼죽음과, 구제역, AI, 전세계적인 환경이상 증후군등과 맞물려, 이러한 일들의 배후를 예견한 소설이 있다. 소설 <천연기념물 제조가>(조대호 저, 아름다운 사람들 출간)는 이런 현실을 바탕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사라지는 지에 대한 의문으로 출발한다.

이 소설은 작가의 생태학, 사회학, 인문학 등에 대한 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삼아 인간의 욕망이 파생시킨 환경문제, 사회문제가 씰줄과 날줄로 엉키며 일어난 사건을 사실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 신관우, 그는 십여 년째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무명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다. 예술가로 인정받지도 못한 채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빈곤한 생활 속에서 관우는 점점 지쳐간다. 어느 날, 그는 신문을 뒤지다 우연찮게 광고문구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천연기념물 제조가>라는 것.

관우는 호기심과 궁금증에 ‘천연기념물 제조가’라는 사람과 통화를 한 후 사진작가로 데뷔할 수 있는 좋은 소재라고 여겨 급기야 카메라를 챙겨들고 그를 찾아간다. 그리고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는 ‘천연기념물 제조가’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과연 그가 마주한 천연기념물 제조가의 감춰진 진실은 무엇인가. 생태계와 환경을 둘러싼 세계적이고 조직적인 음모가 이제 그의 눈을 통해 서서히 밝혀진다.

주인공의 목소리를 빌려 저자가 지적하는 문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덧 인류에게 큰 재앙이 닥치고 있는 시대가 도래한 느낌이 든다. 환경문제라는 소재 외에도 추리적인 서술방식과 소설의 스케일에도 특색이 있다.

우리나라의 산야와 중국 천혜의 관광지 계림, 핏빛 가득한 밀렵 현장과 자연보호구역 등지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은 단지 소설 속의 배경이 아니다. 세계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어나고 있는 생태계 파괴의 현주소다.

지구상에서 인간이 완전히 사라진 이후, 적어도 자연에 어떠한 영향도 미칠 수 없을 정도의 미약한 수준에서 생존 가능한 인류는 정말 지구 환경으로서는 축복일까? 인간이라는 존재가 정말로 자연과 양립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아마도 지금까지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켜왔다.

한가지 확실한 문제는 꼭 대자연의 궁극적인 파괴가 인류 문명에 기인 한다고만 볼 수도 없다는 것이다. 화산 폭발이나 지진 등의 재해는 급격한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혜성 충돌 같은 대재앙으로 인해 말 그대로 생명체를 거의 멸종 직전까지 몰고 갔던 경험이 있는 지구로서는 오늘날의 인류 문명에 의한 자연 파괴는 그다지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는 문제다.

책에는 환경생태학, 사회학, 인문학 등의 깊이 있는 지식을 기반으로 인간의 욕망과 환경문제, 사회문제가 사실적이고도 섬뜩하게 묘사되어 있다. 주인공의 목소리를 빌려 저자가 지적하는 인류 문명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인류에게 닥친 재앙의 모습이 새롭게 보일 것이다.

<이 기사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르며, 해당기관에서 제공한 보도 자료입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