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의 비범한 얘기 감동…KBS 〈이것이 인생이다〉1백회

중앙일보

입력

울고 웃고 사는 인생. 저마다 각별한 사연이 있게 마련이다.

소설 몇 권으로도 담을 수 없는 기구한 삶들. 그러나 내일이 있기에 오늘을 꾸려간다.

이런 얘기를 소개하는 KBS1 '이것이 인생이다' 가 4일로 1백회를 맞는다. 97년 10월 척추를 다쳐 전신마비가 된 체조요정 김소영을 다룬 '휠체어에 아픔을 딛고' 이후 2년만의 일이다.

4일 방영될 내용은 서울 사당동의 골목을 누비며 히포크라테스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사랑의 의사' 백원미씨. '이것이…' 에선 그동안 20여년 전 이탈리아로 입양간 딸을 찾은 어머니, 행려병자로 전전하다 음성 꽃동네에서 새로운 인생을 찾은 남성, 열차 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아내를 지순한 사랑으로 돌본 남편, 평생 넝마주이로 남고 싶은 사람의 인생 유랑, 가난 때문에 헤어져 살다 38년만에 상봉한 쌍둥이 자매 등 보통 사람의 평범하지 않은 얘기로 시청자의 가슴을 울렸다.

시청률도 평균 15~20%로 반응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대체로 과거의 가슴 아픈 얘기는 공개하고 싶지 않은 법. 제작진은 10명 가운데 2명 정도는 출연을 꺼려 2~3번 찾아가야 했다고 말한다.

예컨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저항시인 김남주씨의 아내나 기지촌에서 파란만장한 청춘을 보내야 했던 여인 등을 설득해야 했다.

갈수록 진한 땀냄새가 배어있는 휴먼다큐가 줄어드는 방송환경에서 일반인의 사연만으로 프로그램을 2년이나 유지한 것은 보기 드문 일. 바로 이런 점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비결을 집중조명하는 MBC '성공시대' 와 구분된다.

때문에 이들의 역정은 단순한 개인사가 아니라 우리의 시대.사회사가 녹아있어 우리 현대사의 거울로 읽힌다.

박상조 PD는 "지금까진 다소 우울한 색채가 주류였다면 앞으론 밝고 건강한 이웃을 적극 발굴하겠다" 고 말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