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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옷 입고 ‘인천 상륙작전’ 감행한 박진만 “강훈 견디며 모두 웃는다, 강팀은 다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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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나는 SK 유격수 박진만이다. 이젠 어색하지 않다.”

 국제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박진만(35·SK·사진)의 목소리가 밝았다. 그는 지금 프로야구 SK의 일본 오키나와 재활군 캠프에 있다.

 박진만은 13일 “역시 SK다. 지난해 11월 입단하자마자 일본 고치 마무리 훈련에 참가했다. 열흘 정도 쉬고 다시 오키나와로 왔다. 재활군 캠프인데도 훈련 스케줄이 빡빡하다. 쉴 틈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팀에 있을 때는 ‘SK는 훈련이 너무 고되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해보니 다른 점이 있다. 선수들이 훈련 중에도 웃는다. ‘훈련이 자산’이라는 생각이 퍼져 있는 것 같다. 훈련 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지루하지가 않다. SK가 왜 강한지 알겠다 ”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박진만이 SK 유격수로 ‘상륙’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SK 팬들이 그의 입단을 ‘박진만 인천상륙작전’이라고 표현한 것을 기분 좋게 해석했다.

 인천고 출신인 박진만은 지난해 11월 삼성에 방출을 요청했다. 후배 김상수(21)가 삼성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은 상황이었다. 박진만은 올해 보장된 연봉 6억원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자유계약선수로 시장에 나왔다. 김성근 SK 감독은 구단에 박진만 영입을 공식 요청했다. 박진만도 고향 팀 SK 입단을 희망했다. 그리고 1년간 최대 3억원(연봉 2억5000만원·옵션 5000만원)의 조건에 사인했다. 삼성에서 받을 수 있는 연봉의 절반이었다.

 후회는 없을까. 박진만은 “나는 행복한 야구선수”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경기에 뛰고 싶은 마음이 고액 연봉에 대한 미련을 지워낸 셈이다.

 “살아남아야겠다”는 절박함이 앞선다. SK는 나주환이 지난해 말 군에 입대해 주전 유격수 자리가 비어 있다. 박진만은 권용관(35)·김연훈(27) 등과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박진만은 “SK로 오면서 ‘내 인생을 건다’라고 마음먹었다. 젊은 선수들과 같은 양의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그라운드에서는 젊은 선수 이상의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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