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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달라진 독립기념관 가보셨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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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천안시 목천읍 흑성산 자락에 자리한 독립기념관은 지난해 방문객 4000만 명을 돌파했다. 숫자로만 보면 전국민이 한 번쯤 다녀간 셈이다. 2008년 무료개방 이후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987년 개관 이후 학생들의 소풍이나 수학여행, 가족나들이의 단골코스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독립기념관은 지난해 10월 총 5년간의 교체공사를 끝내고 새 옷을 갈아입었다. 겨울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함께 역사체험을 떠나보자.

글·사진 조영회 기자

겨례의 큰 마당 좌우로 바람에 힘차게 휘날리는 태극기가 장관을 이룬다.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며 외세로부터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선열들을 기려본다.

5년 동안 400억원 투입 전면교체

제7전시관 ‘함께하는 독립운동’ 에서 독립군 복장을 한 아이들이 훈련체험을 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독립운동 코스를 달리는 게임도 인기다.

독립기념관이 달라졌다. 5년 동안 4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전시관과 야외 편의 시설 등을 확충하고 보완하는 등의 전면적인 교체작업이 진행됐다.

 주차장을 지나 정문을 들어서면 높이 51m의 대형 조형물인 겨레의 탑이 관람객을 맞는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새의 날개와 기도하는 날개의 양손을 표현한 것으로 전 후면엔 무궁화와 태극기의 부조가 새겨져 있다.

 겨레의 탑을 지나면 광장이 펼쳐지는데 이곳이 겨레의 큰 마당이다. 이곳에서 음악회를 비롯한 각종 기념행사가 열린다. 좌우로 펼쳐진 마당에선 바람에 날리는 태극기가 장관을 이룬다. 야외 광장에선 안중근 의사특별전이 상설 전시 중이다.

 겨레의 큰 마당이 끝나는 지점의 웅장한 기와집이 독립기념관의 상징인 겨레의 집이다. 고려시대 건축물인 수덕사 대웅전을 본떠 설계한 건물로 동양 최대 규모다. 중앙에 위치한 불굴의 한국인상이 늠름한 자태를 뽐낸다. 백두산천지의 부조와 함께 웅장함을 더한다.

겨레의 뿌리부터 독립운동까지 한눈에

제1전시관에선 선사시대부터 조선 후기까지의 문화유산과 외세의 침략을 슬기롭게 극복한 선조들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역사책에서 보던 생활자기와 당시 무관들이 사용했던 군장류 등이 전시돼 있다. 거북선 모형이 눈에 띄는데 한쪽 단면을 절개해 내부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흥미롭다.

 제2전시관엔 명성황후 시해장면과 형무소 등의 끔찍했던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상과 한국인의 고난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통로로 연결된 제3전시관의 ‘민중의 소리’ 코너가 눈길을 끄는데 인물모형과 악수를 하면 거대한 고깔 모양의 스크린에서 의병활동을 비롯한 당시 모습이 영상으로 재현된다.

 제4전시관에선 3·1운동 발생 당시 국내외의 움직임과 함께 각종 선언서 제작과 낭독 장면, 태극기를 제작하던 목각판을 볼 수 있다. 함성의 광장 코너에 들어서면 독립선언서 낭독 영상이 비춰지면서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 만세운동을 표현한 군상 조각과 함께 재현된 영상이 7개의 스크린에서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제5전시관은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군을 비롯한 의열항쟁이 주를 이룬다. 청산리 전투 코너에 들어서면 생생한 전쟁 상황의 효과음과 함께 화약 냄새와 바람 등이 사실감을 더한다. 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재현한 곳에선 도시락폭탄 투척 당시 어수선해진 장내와 곧바로 일본군에 체포된 윤 의사의 모습을 실제 촬영된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제6전시관은 독립을 위한 각계각층의 사회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광복까지의 주요 활동을 볼 수 있다. 밀랍인형으로 만든 42인의 임시정부 요인상의 버튼을 누르면 해당 인물소개와 함께 독립운동 활약상을 들을 수 있다.

 전시관의 해설을 원할 경우 8명의 해설사가 재미있는 설명으로 역사를 풀어낸다. 전화예약 고객지원부 041-560-0356.

“게임하며 놀다 보면 자연스레 역사교육”

특수 안경을 쓰고 온몸으로 영상을 체험하는 곳이 입체영상관이다. 과거로 간 주인공이 독립군인 증조부를 만난다는 스토리를 담은 4D 영화 ‘도토리 훈장’은 손에 닿을 듯 생생한 영상에 바람과 진동까지 느껴져 재미를 더한다.

 제7전시관에선 독립군 복장을 하고 체력훈련, 사격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국내외 독립운동현장 달리기 게임을 하며 역사를 배울 수 있다.

겨울 방학을 맞아 서곡지역의 연못에선 1일부터 얼음썰매장을 운영 중이다. 아이들은 물론 함께 찾은 부모들에게도 인기다. 7400㎡의 연못에 마련된 썰매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4시까지 개방되며, 100여 대의 안전모와 보호대 등을 무료로 빌려 준다.

 두 아이와 함께 독립기념관을 찾은 고영선(여·35·대전 가양동)씨는 “예전(재개관 전)엔 독립기념관에 오면 아이들이 즐길 거리가 부족했는데, 게임하고 함께 놀다 보니 자연스레 역사교육이 된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독립기념관은 봄엔 철쭉, 여름엔 무궁화가, 가을엔 단풍, 겨울엔 눈꽃이 활짝 피어 새 옷을 갈아입는다. 3·1절, 어린이 날, 광복절 등엔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려 애국선열들을 기리고 애국심을 고취시킨다. 손도장 찍기, 목각판으로 태극기 만들기 등도 이때 열려 체험학습의 장이 된다.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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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은 1945년 광복 이후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상징하는 독립기념관 건립의 필요성이 각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1987년 광복절이 되어서야 문을 열었다.

 1982년 일제의 한국 침략과 지배를 합리화하고 정당하게 꾸미려던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사건이 독립기념관 건립의 계기가 됐다. 당시 온 국민의 분노를 사면서 국내외에서 성금모금과 역사자료 기증 운동이 벌어졌다.

 입장료를 폐지하고 2008년부터 무료개방하면서 독립기념관도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수시로 전시관을 새롭게 꾸미고 관람객을 위한 서비스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직원들을 상대로 펼쳐온 고객만족(CS)교육과 고객요구사항(VOC) 신속처리 시스템 등이 지식경제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서비스품질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독립기념관 김용주 홍보팀장은 “독립기념관은 애국선열들의 나라사랑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역사를 쉽고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는 곳”이라며 “역사뿐 아니라 계절별로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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