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어 더 괴로운 여자의 겨울 … 근육량 적어 체감온도 더 떨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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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한파가 몰아친 10일 오전 6시 서울의 기온은 영하 11.7도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체감온도, 즉 몸으로 느끼는 온도는 영하 15.3도까지 떨어졌다. 한 시간 뒤인 오전 7시 기온은 영하 11.4도로 다소 올랐지만 체감온도는 오히려 영하 16.1도로 떨어졌다.

 체감온도가 더 떨어진 것은 바람 때문이다. 체감온도는 기온과 풍속으로 계산하는데, 오전 6시에는 풍속이 초속 1.6m였지만 오전 7시에는 초속 2.2m로 바람이 세졌다.

 기상청 신도식 기상산업정책과장은 “바람이 없을 때보다 바람이 강할 때 더 춥게 느껴지는 것은 피부가 열을 더 많이 빼앗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람이 불면 피부 주변을 담요처럼 감싸고 있는 얇은 공기층이 달아나고 열 손실도 커진다는 것이다.

 기상청에서는 2001년 온도지수 연구그룹(JAG/TI)이 발표한 체감온도 산출식(13.12+0.625XT-11.37V0.16+0.3965V0.16XT)을 활용하고 있다. 기온(T)과 풍속(㎞/시)을 입력하면 체감온도가 나온다.

 인제대 정우식 교수팀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에 비해 기온에 민감해 체온이 더 잘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체중이 같을 경우 남자에 비해 몸의 표면적이 더 넓은 반면 열을 발생시키는 근육량이 적은 탓이다. 여성이 추위에 약한 이유다.

 정 교수팀은 또 추위에 노출됐을 때 얼굴 중에서도 왼쪽 뺨의 온도가 오른쪽 뺨보다 높게 유지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왼쪽 뺨이 심장에 더 가깝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된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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