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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99시즌 `빛바랜' 성공작

중앙일보

입력

삼성에 시즌 전관왕의 영예를 안긴 올시즌 프로축구는 아직도 성숙되지는 못했지만 대체로 성공작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프로축구는 지난해에 이어 뚜렷한 관중증가세를 보여 일단 흥행에서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연맹의 매끄럽지 못한 행정과 구단의 이기주의로 많은 문제점을 노출, 빛이 바랬다.

올시즌 프로축구는 비록 목표인 300만 돌파에는 실패했으나 지난 해 열기를 등에 업고 수퍼컵과 대한화재컵, 아디다스컵, 바이코리아컵 K-리그 등 4개 대회를 치르면서 관중이 꾸준히 늘어나는 성과를 얻었다.

1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올시즌 193경기에서는 총 275만2천953명, 평균 1만3천845명이 입장, 총 217만448명, 평균 1만1천508명이 들어온 지난 시즌에 비해 상당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청소년대표팀의 세계선수권 예선 탈락과 올림픽팀의 일본 평가전 참패 등 잇단 `악재'에도 이러한 증가세를 보였다는 것은 큰 성과였다.

관중이 축구장에 몰린 것은 거의 전구단이 `지키는 축구'를 버리고 화끈한 공격축구로 전환한 데서 힘을 받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각 구단의 서포터스 출범을 비롯, 하프타임쇼 강화, 마스코트 홍보를 통한 연맹의 공격적 마케팅 등 팬서비스를 확대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관중 증가 요인으로 거론된다.

득점면에서는 올해 경기당 3골에 육박하는 2.95골이 터져 지난해(평균 2.73골)보다 0.22골이 많았다.

특히 샤샤(삼성)와 안정환(대우)의 용병-토종간 득점왕 경쟁이 챔피언결정전까지 지속되고 김현석(현대)과 고정운(포항)의 `50골-50어시스트' 선점 싸움까지 가세함으로써 팬들의 관심을 더 끌어올렸다.

팀간 전력이 어느정도 평준화된 것도 성과중의 하나.

`투자의 팀' 삼성이 예상대로 초강세를 보이고 SK와 대우가 약진한 가운데서도 LG, 대전 등 정규리그 막판까지 하위권 팀들이 플레이오프 진출 의욕을 버리지 않을 정도로 팀간 전력이 평준화됐다.

그러나 이런 괄목할 만한 성과는 안정환의 연속골 논란과 올스타전 약속 위반, 샤샤의 골든골 논쟁 등 연맹과 구단의 `두뇌플레이 실종'에서 비롯된 숱한 파문으로 빛이 바랬다.

강릉경기가 조명탑 고장과 관중난동으로 얼룩지는 등 연맹이 새로 도입한 중립지역 경기가 관중동원에 실패했고 지난 해 흥행을 염두에 두고 창설된 포스트시즌 제도 대우 등 각 팀이 수비축구로 일관, 박진감이 떨어져 개선점으로 지적됐다.

또 연맹은 안정환의 연속골 논쟁에서 여실히 드러나듯 가장 기본적인 규정조차 완비하지 못해 `뒷북치기'에 바빴고 고재욱(현대) 남부 감독이 올스타전에서 약속을 어기고 골키퍼 김병지를 후반 공격수로 넣지 않는 등 구단과의 공조체제에도 허점을노출했다.

연맹의 짜임새없는 행정은 결국 심판 판정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중국인 심판을 포스트시즌에 투입했다가 샤샤의 핸들링 반칙에 의한 골든골 논란으로 한꺼번에 신뢰를 잃는 결과를 낳았다.

국내 프로리그가 뉴 밀레니엄을 앞두고 한층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연맹과 구단의 구태의연한 사고를 바꾸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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