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대검찰청 차장과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를 검증할 국회 인사청문위원에 다수의 검사 출신 의원을 배치하자 민주당이 9일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몫 청문위원 7명 가운데 최병국 위원장을 포함, 성윤환·권성동·이상권 의원 등 4명이 검사 출신이다. 민주당 몫 청문위원 4명 중엔 검찰 출신이 없다.
민주당은 검찰 출신의 여당 청문위원들이 정 후보자와 한솥밥을 먹었고, 개별적인 친분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성 의원은 정 후보자의 대학교(한양대) 직계 후배이고, 권 의원은 서울지검 동부지청에서 차장(정 후보자)과 부부장검사로, 인천지검에서는 검사장과 부장검사로 함께 일했다”고 말했다. “이상권 의원은 인천지검에서 차장검사를 했던 정 후보자를 부장검사로서 보좌했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정 후보자와 상명하복 관계로 일한 이들 여당 의원이 청문위원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전관(前官)끼리 예우하는 청문위를 하려면 걷어치우라는 것이 국민적 요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감사원장의 직무가 사정(査正) 업무이기 때문에 검증의 전문성 차원에서 검사 출신들이 많이 배치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청문위 소속 한나라당 간사인 정진섭 의원은 검사 출신은 아니지만 정 후보자의 고교(경동고) 1년 선배다.
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