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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유고 땐 북한 권력 투쟁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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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고 시 북한 파워엘리트 간 갈등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국책 연구기관에서 제기됐다. 또 연평도 포격 등 군사도발을 자행한 북한의 대남 태도를 변화시킬 최소한의 조건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가 꼽혔다.

 통일연구원(원장 서재진)은 7일 ‘2010~2011 연례 정세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은 후계자 김정은의 초상화 배포와 차수 계급 승진 등 3대 세습 공고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지난해 9월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에 임명된 김정은이 올해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국방위 제1부위원장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김정은이 최고지도자로 가기 위한 이 같은 지위 확보와 함께 “간부인사 숙청, 대외 강경책 구사, 인민생활 향상을 통한 환심정책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러나 “김정일이 자신의 지위 중 어떤 것도 김정은에게 주지 않았기 때문에 김정일 유고 시 파워엘리트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정은의 입지가 탄탄하지 못하기 때문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군사적 돌출 정책을 구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연평도 포격은 북한이 이명박 정부 하에서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를 접은 걸 의미한다”며 “경협·교류는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사과 조치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핵 카드화를 위해 “길주 시험장에서 3차 핵실험 신호를 계속 보낼 것”이라며 “북한의 농축 우라늄 문제와 3차 핵실험 가능성 등으로 인한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실현되더라도 비핵화 진전은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이 비공식 차원에서 ‘북핵 현실’을 인정해 대북 대화·협상 모드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며 “19일 미·중 정상회담이 그런 국면 전환의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연구책임자인 최진욱 남북협력연구센터 소장은 “지난해 북한의 잇따른 도발이 반영돼 올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전망은 대체로 어둡다”며 “북한은 2012년 대선 개입을 위해 국민들에게 전쟁 공포감을 조성해 정부의 대북정책이 변해야 한다고 믿게 하면서 정부를 궁지에 몰아넣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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