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위기 탈출 한국서 배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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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뉴욕 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한국을 경제 위기 탈출의 모범 사례로 소개했다.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위기에 이어 최근 금융위기에서도 신속히 벗어나면서 미국 등에서 경제위기 탈출의 모델로 주목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위기의 원인이나 경제적 여건 등에서 차이가 있지만 한국의 ‘경착륙식’ 접근법은 되새겨볼 가치가 있다는 설명이다.

 NYT가 제시한 첫 번째 교훈은 경기부양 재정지출이나 통화 정책에만 기대지 말고 경제가 자연적으로 바닥을 치고 회복하게 하기 위해선 고통스러운 구조개혁을 거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배리 아이켄그린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경제학 교수는 “한국은 미국과 차이가 많지만, 확실한 것은 한국이 금융개혁을 제대로 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은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은행들이 표류하고 금융권 자금 흐름도 계속 막혔다는 게 전문가들의 비판이다. 이와 관련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네모토 나오코 이사는 “미국이 땜질식 처방에 의존한 일본을 따라가려는 유혹을 떨쳐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시 한국은 상위 32개 은행 중 12개에 대해 폐쇄조치나 구조조정을 했으며, 100조원 가량을 투입해 은행권의 부실을 털어내고 현금을 공급해 자금의 선순환 흐름을 회복시켰다.

 또 이를 위해선 외환위기 당시 한국인들처럼 국민이 공통의 목적을 위해 희생을 감내할 의사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하지만 이미 금융위기 당시의 위기감이 사그라지고 의회는 당파적 다툼에 몰두하는 등 미국이 위기 탈출을 위한 최선의 기회를 이미 놓친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오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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