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홈런 노리는 이대호, 구단서 몸값 던져야 치든지 말든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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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연봉 줄다리기 중인 이대호. [중앙포토]

프로야구 최고 타자와 투수인 이대호(29·롯데)와 류현진(24·한화)의 올 연봉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두 수퍼스타와 소속 구단의 연봉 줄다리기는 장기전으로 접어들 수도 있는 분위기다.

 ◆이대호, 탐색에 그친 첫 만남=롯데구단은 5일 저녁에야 부산에서 이대호와 첫 협상을 했다. 오랜만의 만남이라 처음엔 어색했다. 거물급 스타의 첫 협상 자리에선 대체로 금액이 나오지 않는다. 시작부터 골치아픈 대화를 나누려고 하지 않는다. 이대호는 편안한 표정으로 괌 여행 등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식사를 마치고 다음 협상 일을 7~8일께로 잡은 뒤에야 “다음에도 (구단에서) 좋은 이야기를 해주십시오”라고 한마디 했다. 이대호는 면담 뒤 “안부를 묻는 자리 정도였다. 다음 만남 때는 구단 제시액이 나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타격 7관왕과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를 차지한 지난해 이대호의 연봉은 3억9000만원이었다. 이대호는 올해 희망 연봉액을 아직 밝히지 않는다. 그러나 “최고 연봉에 도전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최고 연봉은 지난해 김동주(두산)의 현역 최고액(7억원)이나 이승엽(오릭스)이 2003년 삼성에서 받은 FA(자유계약선수) 자격 획득 이전 최고 연봉인 6억3000만원인 것으로 해석된다.

 ◆류현진, 세 차례 협상 불발=“억지로 가고 있네요.” 6일 오후 2시쯤, 류현진은 대전구장 내 구단 사무실로 가는 길이었다. 목소리는 밝지 않았다. 류현진은 이날 구단 측과 세 번째 연봉 협상을 했다.

 류현진은 지난 4일 두 번째 협상에서 구단 제시액을 처음 전해들었다. 지난해 연봉(2억7000만원)보다 8000만원 오른 3억5000만원이었다. 금액을 들은 뒤 류현진은 마치 마운드에서 위기 때 짓는 것 같은 뚱한 표정으로 “알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무실을 걸어 나왔다.

 류현진은 지난해 유일하게 1점대 평균자책점(1.82)을 기록하며 16승을 따냈다. 시즌 개막 후 2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기록도 세웠다.

 올해 프로 데뷔 6년째를 맞은 류현진은 해마다 연차별 최고 연봉 기록을 경신해 왔다. 구단 제시액만으로도 이미 6년차(3억원·2000년 이승엽)는 물론 7년차(3억2000만원·2007년 이대호) 최고 연봉까지 넘어서게 된다. 한화는 팀 성적이 2년 연속 최하위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3억5000만원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류현진은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눈치다.

최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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