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8년 만에 가장 많이 뛰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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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지난해 전셋값이 8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국민은행이 발표한 주택가격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의 전셋값 상승률은 전국 평균 7.1%였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집값이 뛰기 시작했던 2002년(10.1%) 이래 최고치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내려가자 추가 가격 하락을 우려해 집 사기를 포기하고 전세로 눌러앉거나 시장을 관망하는 수요자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전셋값은 보금자리주택, 장기전세주택 청약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평균 6.3% 올랐다. 서울은 평균 6.4% 상승했다. 강남지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싸게 내놨던 전세 물량을 일제히 재계약하는 과정에서 가격 상승 폭이 커져 7.6%(송파구 10.3%, 강동구 8.6%) 뛰었다.

강북지역은 강남과 근접한 교통 역세권을 중심으로 5.1%(광진구 10%) 올랐다. 특히 지방은 아파트 공급 부족에 따른 수급불균형이 나타난 부산이 13.7%(북구 22.2%, 해운대구 20.6%), 대전이 15%(유성구 19.2%, 서구 18.3%)나 치솟았다.

 반면 지난해 전국의 주택 매매 값은 평균 1.9% 상승하는 데 그쳐 물가상승률(2.9%)을 밑돌았다. 이는 장기평균증감률 4.1%(주택 가격 조사가 시작된 1986년부터 지난해까지 25년간의 평균 증감률)보다 낮은 수준이다. 연간 매매 값 상승률은 2006년 11.6%를 기록한 뒤 2007년 3.1%, 2008년 3.1%, 2009년 1.5%로 지난해까지 4년째 안정세를 보였다.

서울이 1.2% 하락(강북 -1.4%, 강남 -1%)했고, 수도권 전체로도 1.7% 떨어졌다. 지방은 부산이 11.5%, 대전이 8% 뛴 가운데 경전철 개통 등 각종 호재가 몰린 부산시 사상구가 20.7%로 전국 최고의 오름폭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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