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최대 이슈는 기름값 … 카제미 주목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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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구촌도 바람 잘 날이 없어 보인다. 미국의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 폴리시(FP)는 올해 세계가 주목할 만한 5가지 국제 이슈를 1일(현지시간) 제기했다. 유가와 국제통화기금(IMF)·유럽중앙은행(ECB) 총재 교체, 쿠바의 경제개혁, 이란 핵개발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이 꼽혔다. 이들 이슈의 주요 행위자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올해 세계의 흐름이 달라질 전망이다.

 먼저 유가 향방과 관련해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신임 사무총장 마수드 미르 카제미(Masoud Mir Kazemi·사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 석유의 35%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OPEC은 2008년 이래 산유량 쿼터를 늘리지 않고 있다. 유가는 지난 한 해 20% 이상 올랐다.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배럴(158.9L)당 91달러까지 치솟았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돌파할 경우 겨우 회복하고 있는 세계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전망이다. OPEC은 지난해 말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으면 원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Dominique Strauss Kahn) IMF 총재가 2012년 11월 프랑스 대선에 출마하느냐도 관심사다. 리오넬 조스팽 총리의 사회당 정권에서 재무장관을 역임한 스트로스 칸 총재는 보수파인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 대통령보다 인기가 높다.

 올 10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ECB 총재는 독일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장 클로드 트리셰(Jean Claude Trichet) ECB 총재는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그리스·아일랜드 등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펼쳤지만 독일이 이런 정책 노선을 그대로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유력한 차기 ECB 총재 후보인 독일 분데스방크의 악셀 베버(Axel Weber) 총재는 트리셰 총재의 접근 방식에 반대 견해를 밝혀왔다. 라울 카스트로(Raul Castro)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쿠바 경제를 어떻게 개혁하느냐도 관심거리다. 2008년 2월 형 피델로부터 권력을 이양받은 카스트로 의장은 지난해 약 50만 명에 달하는 공무원을 해고하고 민간기업 설립을 쉽게 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 말 “쿠바 혁명의 미래는 경제 개혁의 성패 여부에 달려 있다”며 “경제 개혁은 사회주의를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주의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의 핵 개발을 언제까지 용인하느냐도 주목할 만하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Mahmoud Ahmadinejad) 이란 대통령은 “지도상에서 이스라엘을 없애버려야 한다”고 할 정도로 이스라엘에 적대적이다. 이런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이스라엘에는 악몽이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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