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부동산 시장 전망] 올해도 소형이 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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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지난해 아파트 인기는 시들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2% 이상 하락했다. 수도권은 3% 이상 빠졌다. 입주량이 몰리고 중대형 아파트가 많은 경기도 용인·일산·분당·과천 같은 곳에선 10% 가까이 하락한 곳도 수두룩했다. 물론 모든 아파트의 인기가 식은 건 아니다. 실수요자가 많이 찾는 소형의 인기는 여전했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전용면적 62㎡ 미만은 3.3%, 62~95㎡는 1.7% 오른 반면 96㎡ 이상은 0.5% 내렸다.

 소형 주택 가운데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아파트의 인기가 하락한 자리를 소형 투자 상품이 차지한 것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아파트의 높은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면서 사람들이 오피스텔, 고시원 등 준주택, 도시형 생활주택 등 다양한 수익형 투자 상품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해 부동산 투자 트렌드도 이와 비슷할 전망이다. 지난해 400만을 넘은 1인 가구 등을 위한 소형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면서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메리츠증권 강민석 연구원은 “올해 집값이 2% 정도 상승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므로 주택 매매를 통한 시세차익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따라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하철 역세권의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은 더 많이 선보이게 됐다. 서울시는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임차수요를 위해 전철역 기준 반경 250m 이내에 용적률을 500%까지 허용키로 했다. 올해는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300가구 규모로 도시형 생활주택을 공급할 계획을 세웠다.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 업체인 야촌주택개발 추명진 사장은 “급증하는 1인 가구의 구매력을 고려해 1억~2억원으로 살 수 있는 도심 역세권 소형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을 준비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전형적인 투자상품인 상가는 차별화가 예상된다. 상품별로는 신도시의 단지 내 상가가 유망하고 크기로는 투자금액이 적은 게 안전한 것으로 꼽힌다.

 올해는 토지 투자도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2408㎢ 규모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지난해 말 해제됐고, 마구잡이개발을 막으려 지정한 ‘연접개발제한구역’도 올해 폐지될 전망이다. 연접개발제한구역은 수도권 땅의 20% 수준이나 된다고 할 만큼 범위가 크다. 수도권 중심으로 도로 인접지역 등의 땅값이 뛸 여지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투모컨설팅 강공석 사장은 “올봄부터 토지보상금이 본격적으로 풀릴 예정이므로 규제가 풀리는 지역과 제2영동고속도로, 제2외곽순환도로 등 길이 뚫리는 인근 토지 등이 들썩거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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