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국내 판매 100만장 돌파!

중앙일보

입력

지난 21일 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Blizzard Entertainment)는 국내 '스타크래프트(Starcraft)' 및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Starcraft: Brood War)'의 공식 카피본 판매량이 100만장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스타크래프트의 전세계 판매량이 300만장인 점을 고려할 때 실로 대단한 기록이다.

4천만인 우리나라 총인구와, 10,000 ~ 15,000카피만 판매해도 성공작으로 평가되는 국내 게임시장에서, 스타크래프트 100만장 판매는 1999년 가장 주목해야할 '문화현상' 중 하나이다.

미 블리자드사 대표 마이크 모라임은(Mike Morhaime) "한국 게임시장에서 스타크래프트의 대성공에 무척 고무됐으며, 최고의 게임을 만들기위해 개발초기부터 노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에서와 같은 성공은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라며 100만장 판매 돌파를 높이 평가했다.

블리자드사의 판매담당인 폴 샘즈(Paul Sams)는 "스타크래프트의 빠른 속도와 아케이드적 즐거움 외에도 게임에 승리하기위해 끊임없이 전략적 사고를 펼쳐야하는 특성이 한국 게이머들에게 어필한것 같다"며 국내 스타크래프트 현상을 분석했다.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의 대성공은 여러가지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게임방의 급속한 확산. 물론 게임방의 증가와 스타크래프트의 성공은 상호보완적인 면을 갖고있지만, 스타크래프트가 수입되기전 전국적으로 500개 정도에 불과하던 게임방이 이제 10,000개를 돌파했으며, 이러한 현상은 컴퓨터 관련 하드웨어 및 통신인프라 산업의 활성화로 연결됐다.

또한 프로게이머, 각 종 스타크래프트 관련 서적, 비디오, 스타크래프트 TV중계, 심지어 스타크래프트 캐릭터가 나오는 통신업체 광고까지 등장하며 게임, 캐릭터, 애니매이션 등 첨단 정보, 오락 산업의 중요성이 사회전반에 걸쳐 대두된것도 스타크래프트 열풍의 긍정적 효과다.

물론 스타크래프트 온라인 플레이를 즐기기위해 수많은 청소년들이 밤마다 게임방을 서성이고, 게임 개발자들의 창의성이 왜곡되는 등 부작용도 무시할 순 없다.

스타크래프트 100만장 판매는 한국 게임시장의 엄청난 잠재력을 과시한 일대 '사건'임이 분명하지만, 한국 게임 시장의 가능성이 외국게임에 의해 열렸다는 데 아쉬움이 남는다. 국내 게임업체들의 선전과 게임매니아들의 성숙한 게임문화 정착을 기대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