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원격제설 시스템’ 작동하지 않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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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춘천시 효자동 축협 사거리에서 병무청 방면의 진고개는 눈이 내리면 운전자에게는 고역의 도로다. 경사가 심한데다 제설 작업도 제 때 이뤄지지 않아 많은 차량이 고갯길을 제대로 오르지 못한다.

 이 때문에 춘천시는 올 겨울 시범사업으로 이 구간에 원격제설방제시스템(사진)을 설치했다. 눈이 내리면 시청 담당자가 스마트폰으로 작동을 지시, 자동으로 친환경 액상 제설 재료를 도로에 뿌려주는 시스템이다. 시스템은 고개 양쪽에 5L의 액상 제설 재료를 담은 플라스틱 용기 각 3개씩 모두 6개로 구성됐다.

 그러나 춘천지역에 8㎝의 눈이 내린 28일 이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다. 춘천시 확인 결과 1개 용기에서 약간의 제설 재료가 분출됐을 뿐 나머지 용기는 작동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일부 용기에는 재료가 떨어져 아예 제설 용액이 나올 수 없는 상태였다. 춘천시 곽상진씨는 “27일 저녁에는 작동을 지시했으나 시스템 작동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으며 28일 새벽 1시 일부 용기의 재료가 떨어져 작동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시스템 이상과 함께 재료를 제 때 보충하지 않은 관리상의 문제도 있었다.

 이 구간은 이날 아침 제설 작업도 제 때 이뤄지지 않았다. 춘천시의 제설장비는 7개뿐으로 미처 이 곳에는 장비를 투입하지 못했다. 때문에 이날 상당수의 차량이 고갯길을 오르다 미끄러지는 등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매일 이곳을 지난다는 박모(52·춘천시 석사동)씨는 “제설방제시스템이 설치돼 사정이 나아질 줄 알았는데 오늘 아침에도 제설이 제 때 안돼 많은 차량들이 미끄러지는 등 고갯길을 오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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