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무릎 부상 박주영 자리에 박지성 … 걱정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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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25·모나코)의 부상 소식을 접한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은 박주영의 대안으로 주저 없이 박지성(29·맨유)을 꼽았다. 26일 조 감독은 아시안컵을 대비해 아랍에미리트(UAE)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박주영의 자리에 박지성을 기용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분명 전력 손실이지만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른바 ‘센트럴 파크(Central Park)’의 재등장이다. 왼쪽 측면 공격수 박지성은 대표팀이나 소속팀에서 팀이 필요할 때마다 중앙으로 위치를 바꿔 성과를 냈다. 특히 지난 11월 6일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프턴과 경기에서 중앙 공격수로 출전해 2골을 넣었다. 영국 언론은 중앙으로 이동해 공격을 주도한 박지성을 ‘센트럴 파크’로 불렀다.

 조 감독은 박주영을 최전방 원톱이 아니라 2선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처진 스트라이커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최근 득점력이 좋아진 박지성의 장점을 더 활용할 수 있다. 박지성은 올 시즌 6골(컵대회 포함)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수비력이 좋은 박지성이 중앙에 서면 상대의 역습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효과도 따라온다. 하지만 상대 수비를 따돌리는 공격수 특유의 움직임에서 박지성은 박주영에게 뒤진다. 따라서 박주영의 공백은 박지성뿐 아니라 최전방 원톱이 함께 메워야 한다. 조 감독은 “(원톱 자원인) 지동원(전남)·유병수(인천)의 활약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성이 원래 포지션을 비울 수 있는 이유는 왼쪽 측면의 선수층이 두텁기 때문이다. 염기훈(수원)과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이 버티고 있다. ‘왼발의 달인’ 염기훈은 돌파력과 스피드 면에서 박지성에게 뒤지지 않는다. 발재간이 좋고 판단이 빠른 김보경은 빠른 템포를 강조하는 조광래식 축구에 적합한 윙어다. ‘센트럴 파크’ 외에도 조광래 감독은 제2, 제3의 복안을 마련했다. 박지성을 왼쪽에 그대로 두고 처진 스트라이커 자리에 김보경이나 손흥민(함부르크)을 기용하는 것이다. 조 감독은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 (박)주영이가 빠진 건 (손)흥민이에게 좋은 기회”라고 여운을 남겼다. 한편 박주영이 빠진 엔트리에는 수비수 홍정호(제주)가 보강됐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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