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위기 IMF처방 다시 도마위에…세계은행부총재 이의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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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경제위기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처방과 관련해 세계은행 부총재가 이의를 제기, 이와 관련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자에서 세계은행의 조셉 스티글리츠 부총재가 외환위기 이후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회복과 관련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잘못된 처방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스티글리츠는 현재 아시아 경제의 빠른 회복세는 IMF의 강력한 경제처방과 지원금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수출이 살아난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아시아 국가들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자 IMF나 세계경제계 인사들은 더 강력한 개혁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 경제개혁 속도는 늦지도 않을 뿐 아니라 IMF에 의해 주도되는 현재의 잘못된 개혁방향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기를막아줄 수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IMF처럼 아시아국가들의 (경제의 빠른 회복에 따른) 자만심을 걱정하지않는다”며 “그보다는 IMF의 잘못된 처방이 더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는 IMF가 지원금을 받은 나라들에 자본의 유출입이 자유롭게 경제를 항상 개방하도록 하고 은행과 기업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대규모 부실채권을 신속하게 처리하라고 강요하고 있으나 실제로 외환위기를 잘 극복한 나라는 자국의 신용시스템을 잘 유지한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신용경색이 있으면 경제가 강해질 수 없다”면서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신용시스템을 망가뜨리지 않고 신용흐름을 원활하게 유지한 정책은 올바른 정책이며 경제회복에 매우 큰 역할을 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말레이시아의 자본통제에 대해서도 세계 투자자들에게 등을 돌렸다고 비난한 IMF와 달리 확고한 지지를 표명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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