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주식 없나요” … 기관 움직임 보고 틈새종목 노리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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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코스피지수가 다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81포인트(0.8%) 오른 2037.09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최고치였던 2007년 10월 31일의 2064.85까지는 27.76포인트를 남겨뒀다. 요즘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연평도 사격 훈련이란 악재에도 증시가 상승세인 걸 보니 주가가 오르긴 더 오를 모양인데, 막상 투자하려니 비싸서 살 엄두가 안 나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틈새는 있게 마련이다. 실력에 비해 저평가돼 지금은 크게 주목을 받고 있지 않지만 조만간 ‘몸값’이 뛸 선수들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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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관투자가 따라 하기=이런 업종과 종목을 찾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관투자가들의 움직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최근 투자자들의 대량 환매로 인해 자산운용사 등 증시의 ‘큰손’인 기관투자가들의 주머니가 상대적으로 가벼워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일 기준 국내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은 한 주 동안 8588억원, 한 달 동안 1조5733억원이 빠져나갔다.

 삼성증권의 곽중보 연구원은 “기관투자가들의 실탄이 넉넉지 않아 일반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이미 많이 오른 종목을 사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선 기관투자가들도 가격 부담이 있는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싼 주식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기관투자가들은 금융·건설 업종을 중심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금융업종에선 1922억원어치를, 건설업종에선 1108억원어치를 샀다. 곽 연구원은 “금융과 건설 업종은 올해 내내 주가가 저조해 앞으로 반등할 여지가 크다고 본 것”이라며 “내년에 부동산 경기가 풀리면서 부동산 대출은 늘고 대손충당금은 환입돼 건설업과 은행업의 동반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배율(PBR)로만 봐도 이들 업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 2007년과 지금은 코스피지수 2000포인트를 넘어섰다는 점은 같다. 하지만 업종별 PER과 PBR은 상당히 차이가 난다. 현대증권의 유수민 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 대비 현재 PER이 낮은 업종은 산업재·기초소재·통신 업종이었다. 또 2007년 대비 현재 PBR이 낮은 업종은 산업재·필수소비재·금융 업종이었다. 유 연구원은 “건설 업종이 포함된 산업재와 통신·금융 업종은 기관의 순매수 업종과도 일치하는 만큼 앞으로 상승할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틈새 종목’ 공략하기=외국인 투자자가 지금의 주식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많은 투자자의 관심은 외국인이 많이 사는 대형주에 쏠려 있다. 이럴 때 오히려 중소형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전문가도 많다. 대개 1월엔 중소형주의 매력이 부각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신증권이 2001년부터 올해까지 매해 1월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중소형주와 코스닥의 성과가 대형주를 웃도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박세원 연구원은 “중소형주 중에서도 올해 4분기와 내년의 기업실적이 좋을 종목으로 대상을 좁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평도 사격 훈련으로 갑자기 주가가 크게 빠진 종목에 단기간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연구원은 이 기준에 해당하는 종목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선 베이직하우스·제일모직·대덕전자 등을 추천했다. 또 코스닥 종목 중에서는 진성티이씨·CJ오쇼핑·매일유업·서울반도체 등을 꼽았다.

  시가총액은 작지만 시장의 관심을 받아온 종목을 공략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우증권의 강수연 연구원은 “정부의 정책 방향과 맞아떨어지는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꾸준하다”며 “이들 종목에 지금 투자하면 정부의 정책이 가시화됐을 때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예로 강 연구원은 중소기업 상생정책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 중 대기업의 지분 참여율이 높은 아이마켓코리아(삼성그룹)와 유비벨록스(현대자동차) 등을 유망한 종목으로 꼽았다.

  이 밖에 ‘후발대’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한국투자증권 박소연 연구원은 “이미 뜬 정보기술(IT)의 대표주를 사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대표주 상승의 수혜를 볼 종목들을 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IT업종의 부품 업체나 IT 옐로칩(중위권 우량주)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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