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協 "치킨 마진 800원"…본사 원가 공개

중앙일보

입력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롯데마트 5000원짜리 '통큰 치킨'과 관련해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비싸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면서 '치킨 원가 논란'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프랜차이즈치킨업체 모임인 한국가금산업발전협의회는 ‘치킨가격 거품 논란’이 확산되고 이 대통령까지 가세하자 17일 프랜차이즈 본사 원가를 전격 공개했다.

이들 협회는 이날 “닭고기(치킨원재료)의 생산원가는 당 약 3910원”이라며 “이렇게 구입한 닭고기를 약 800원의 마진을 보면서 판매한다”고 말했다.

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닭고기(치킨원재료) 생산원가의 산식은 [(생닭시세) ÷ 수율(64~66%) + 도계비용]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올해 11월까지 평균 생닭시세인 2119원을 적용하면 생산원가는 약 3910원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는 도계업체에서 3910원에 구입한 닭고기를 치킨판매가의 약 3%인 물류비 500원 정도를 제외하면 본사는 5~6%인 800원 정도의 마진을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가격은 생계시세에 따라 다소차이가 있지만, 평균 4500원에서 4900원 수준으로 이는 개인사업자인 가맹점이 할인마트나 도매 시장에서 직접 구입하는 생닭 가격보다 약 30% 저렴한 수준이라는 것.

이같은 협회의 가격 공개는 일부 소비자들이 '통큰 치킨' 판매 중단에 항의하는 데다 치킨전문점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공격하면서 불똥이 프랜차이즈협회로 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치킨 원가 논쟁의 무게중심이 '프랜차이즈 본사 폭리'부분으로 옮겨가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이익을 크게 남기지 못하는 데 비해 본사만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프랜차이즈 치킨업체에 대한 가격담합 조사를 실시하면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도 '본사 원가 공개'를 결심한 이유다.

앞서 16일 한국가금산업발전협의회는 신문에 광고를 내고 가맹점 원가를 제시했다.

응암동 모 치킨점에서 판매하는 실제 원가를 근거로 작성됐다는 이 자료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본사는 생닭에 도계장 작업비, 기본 양념비 등을 합해 닭을 4300원에 가맹점으로 보낸다.

여기에 튀김가루, 기름, 무절임, 콜라 등 부재료비 3150원이 더해지고, 배달 유류비와 점포 임차료 등으로 들어가는 5490원이 더해지면 원가는 1만2940원으로 계산된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톱스타'를 광고모델로 세우는 등 마케팅 비용을 과도하게 쓴 프랜차이즈 본사가 튀김가루 등 부재료에서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가금산업발전협의회 자료에서도 가맹점주에게 제공되는 치킨 파우더나 기름 가격이 롯데마트가 통큰 치킨을 만들면서 지출한 비용(2260원)보다 30~40%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량이 많은 롯데마트 원가 비용이 적은 것은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프랜차이즈업체 치킨 원가에 대해서 의혹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한편 이 대통령의 치킨값 발언에 대한 네티즌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대통령이 서민 치킨값까지 신경 쓰는 것 좋다. 서민들이 싸게 사먹을 권리도 있다"며 지지하는가 하면 "대통령이 치킨값까지 거론하느냐"는 조소 섞인 반응도 있었다. 치킨업체들은 기업비밀인 원가를 왜 유독 치킨에서만 밝혀야 하느냐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원재료비에 대한 원가 공개를 하더라도 '5000원 치킨'으로 시작된 '원가 논쟁'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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