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저 “중국, 대북지원은 실수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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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쑨저(孫哲) 중국 칭화(靑華)대 중·미관계연구센터 교수는 13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 중국이 참여한다고 했지만 어느 정도 북한에 (경제)지원을 하는 등 실제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며 “이는 중국이 어느 정도 실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 전망’을 주제로 국가안보전략연구소(소장 남성욱)가 주최하고 본지가 후원한 학술회의에서다.

쑨저 교수는 “북한의 핵무장을 원치 않는 중국이 지금 전통적인 북·중 우호 관계를 강조할 때는 아니다”며 “주변국들이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중국이 이를 잘 다루지 못한다면 미국이나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과 중동의 핵거래와 북한의 추가 핵실험도 막아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미국이 합의를 보지 못한다면 북한이 외교적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대북 대화를 하든 압박을 하든 미·중 간의 확고한 공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 신안보연구센터 아태안보프로그램 소장도 “중국이 더욱 긴밀하게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북한을 압박한다면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시노 준야 일본 게이오대 교수는 “현재의 긴장국면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계기가 필요하다”며 “내년 1월 예정돼 있는 미·중 정상회담이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근 중국과 북한이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통해 국면 전환을 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단기적으로 6자회담의 유용성이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크로닌 소장은 “북한 대 한·미·일 간의 외교적 신뢰구조가 무너졌다”며 “6자회담이 유용한 장이 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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