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고통스런 오십견 ‘마취 운동요법’도 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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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견, 참고 견디면 저절로 나을까. 1~2년 지나면 풀리기도 하지만 그동안의 삶의 질이 엉망이다. 게다가 팔의 운동범위가 줄어들고, 운동 부족으로 중년 이후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따라서 오십견은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오십견 치료의 목적은 통증을 줄이고 어깨동작을 유연하게 풀어주는 것이다. 문제는 운동을 하려면 엄청난 고통이 따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수면마취하 운동요법’이다.

 수면마취하 운동요법이란 통증을 느끼지 못하도록 환자를 재운 상태에서 굳은 어깨근육과 관절을 이완시킨 뒤 숙련된 의사가 운동을 강제로 시켜주는 방법이다. 시간은 10분 정도면 끝난다. 이때 장시간 사용하지 않았던 근육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통증 조절치료를 병행한다. 일상복귀도 빠르다. 오전에 치료를 받으면 오후에는 퇴원할 수 있다. 다만 치료 전 정밀검사 결과 관절염으로 관절이 굳어 있거나 인대가 완전 파열된 경우에는 이에 대한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또 운동요법 뒤에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자가 운동을 계속 해야 한다. 관절낭이 다시 유착되지 않도록 환자의 적극적인 치료 의지가 필요하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의 관절낭이 퇴행성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의학적 용어로는 유착성 관절낭염이고, 어깨가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일 수 없다 해서 ‘동결견’이라고도 한다.

 증상은 고약하다. 어깨 부위가 쑤시고, 팔을 올리고 내리는 동작이 제대로 되지 않아 불편할 뿐 아니라 밤에 통증이 심해 잠을 설친다. 심하면 뒷목이 뻣뻣해 통증이 있는 방향으로 돌아눕기조차 힘들다.

 원인은 어깨관절의 퇴행성 변화와 관련이 있다. 당뇨·갑상선 질환·결핵과 같은 전신성 질환, 어깨 근육이나 인대 염증·파열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당뇨병이 있으면 발병 위험이 5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십견 치료엔 소염제나 근육이완제 등 약물치료나 주사요법이 주로 사용된다. 상태에 따라 통증이 심할 때는 관절 내에 주사를 넣어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이 줄면 운동치료를 받는다.

 운동법은 다양하다. 먼저 아픈 쪽 손에 무게가 나가는 물건을 들고 허리를 숙인 상태에서 팔에 힘을 뺀 뒤 앞뒤 또는 크게 원을 그리는 진자운동(사진)을 한다. 또 손가락을 벽에 대고 걷듯이 올라가도록 하는 운동이 기본이다. 이러한 치료를 수개월 지속해도 호전이 없으면 ‘수면마취하 운동요법’이나 ‘관절경 수술’을 고려한다.

 수면마취하 운동요법은 수술 부담 없이 간단하게 오십견의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제일정형외과 신규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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