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월드컵] 인터밀란 만나 큰 사고 한번 쳐봐? 칼 가는 성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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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한번 치겠다”던 성남 일화가 기회를 잡았다. 성남이 유럽 챔피언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성남은 1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자예스 스포츠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알와흐다(UAE)와 8강전에서 4-1로 완승해 준결승에 올랐다. 1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릴 준결승 상대는 2009~20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 인터 밀란이다.

 ◆아시아 챔프의 위용=성남은 아시아 챔피언다웠다. 지난달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해 이번 대회 출전권을 따낸 성남 앞에 개최국 대표로 나선 알와흐다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성남은 1-1이던 전반 30분 사샤의 결승골에 이어 후반 최성국과 조동건의 추가 골로 여유 있게 승리했다. 8강전 승리로 성남은 최소 200만 달러(약 22억8000만원)의 상금을 확보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신태용 성남 감독은 UAE로 떠나기 전 “인터 밀란과 만나 사고 한번 치겠다”고 큰소리쳤다. 인터 밀란을 잡는다면 그야말로 세계 축구계의 ‘사고’다. 인터 밀란은 지난 시즌 선수 연봉으로만 1억5000만 유로(약 2300억원)를 썼다. 공격수 사뮈엘 에토오의 연봉만 158억원이다. 성남은 기껏해야 40억원을 넘지 못한다. 전체 몸값이 60배가량 차이가 난다. 선수 구성이나 객관적인 전력상 이변을 기대하긴 어렵다. 인터 밀란에는 남아공 월드컵 때 네덜란드를 결승으로 혼자 이끌다시피 한 베슬러이 스네이더르를 비롯해 전 브라질 대표팀 주장 수비수 루시우, 그리고 맨유가 탐을 낸 미드필더 에스테반 캄비아소 등 주전 선수들이 건재하다. 이탈리아 세리에A 4연패를 달성한 인터 밀란은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 후보다.

 ◆성남, 죽기 살기로 도전=신태용 감독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인터 밀란을 상대로 죽기 살기로 해보겠다”며 도전자다운 패기를 보였다.

 성남은 최근 상승세에 기대를 건다. 예전만 못한 구단의 재정 상태에도 2년차 사령탑 신 감독의 젊은 리더십 아래 선수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엷은 선수층 탓에 주전 선수들의 체력소모가 심했지만 클럽 월드컵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터 밀란이 감독 교체 후 올 시즌 주춤거리는 상황도 성남이 비집고 들어갈 틈새다. 신 감독은 “인터 밀란이 수준 높은 팀이라 더 도전해보고 싶다. 상대도 허점이 있다. 이를 공략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장치혁 기자

클럽 월드컵은=국제축 구연맹(FIFA) 주관으로 매년 열리는 클럽간 축구대회다. 6개 대륙의 컵 대회 우승팀과 개최국의 지난 시즌 리그 우승팀 등 총 7개 팀이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2000년 브라질에서 첫 대회가 열렸고 이번이 일곱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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