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젊은이 잘 가르치면 한국인 못잖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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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베이징 공장은 시간당 약 66대를 생산합니다. 울산과 아산 공장(약 60대)보다 오히려 생산성이 높습니다. 교육의 효과입니다. 중국 젊은이들을 뽑아 잘 가르치면 한국 못지않은 효율을 낼 수 있습니다.”

 개인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설영흥(65·사진) 현대·기아차그룹 부회장은 ‘중국 진출 8년 만에 100만 대 생산·판매 체제를 갖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현지 직원 교육에 성패가 달려 있다는 얘기다. 그는 1999년 현대자동차그룹 상임고문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줄곧 그룹 중국 사업을 총괄해 왔다.

 -최근 베이징에 제3공장 건설을 시작했는데,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닌가.

 “시장 성장 속도에 비하면 오히려 늦었다. 베이징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60만 대다. 그런데 올 판매량은 70만 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 22시간 풀가동해도 시장 수요를 못 댈 형편이다. 오히려 공장 재고가 없어 걱정이다. 공장이 완공되는 2012년까지는 내실을 다지게 될 것이다.”(현대자동차 베이징 공장은 9개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이 중 아반떼급 위에둥(悅動)은 올해 22만 대나 팔려 ‘베스트셀러 카’에 올랐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중국에서 약 105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에 R&D센터를 세우는데, 기술 유출 우려는 없는가.

 “그곳 R&D센터에서는 중국에서 생산할 자동차 모델을 개발할 것이다. 중국 현지에서 모델을 만들어, 현지에서 생산하고, 또 현지 중국인에게 팔자는 것이다. 현지화의 완성이다. 기술 유출을 걱정하면 중국 사업 못한다. 오히려 우리의 기술을 중국에서 어떻게 상품화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

 -중국엔 ‘관시’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관리하는가.

 “관시는 한마디로 ‘숙성’이다. 하룻저녁 술 같이 먹었다고 절대 관시가 형성되지 않는다. 사심 없는 마음으로 10년, 20년을 투자해 얻어지는 게 관시다. 8년 만에 100만 대 돌파했다고 하지만, 20년 투자해 얻은 것이다. 관시는 개인이 아닌 기업 차원에서 관리해야 할 자산이다.” 

한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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