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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탭, 아이패드와 절반씩 팔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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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미국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매장에서 현지인들이 갤럭시탭을 작동해 보고 있다.

지난 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도심지 이동통신 매장. ‘마켓 스트리트’라는 거리의 이 나라 최대 이통사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의 점포지만 퇴근시간을 갓 넘긴 오후 8시라 손님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전자 갤럭시탭 진열대에서 현지 젊은 고객들의 대화가 우연히 귀에 들어왔다.

 “구글 맵이 괜찮네.” “아이패드보다 역시 가볍다.” 이들은 계산대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금액은 599달러. 매장 여직원 질 스터지스는 “캘리포니아 북부의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 주민들은 전자기기에 밝아 매장에 오기 전에 어느 정도 구매 결심을 굳힌다”고 전했다. 갤럭시탭이 하루 평균 2대 정도 팔리는데 태블릿PC 중에는 괜찮은 실적이라고 한다.

 미 애플 아이패드가 북미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가운데 후발 주자인 갤럭시탭이 아이패드의 ‘아성’인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등 애플의 쿠퍼티노 본사와 가까운 애플 텃밭에서 ‘매운 맛’을 톡톡히 보여줘 눈길을 끈다. 샌프란시스코 킹스트리트 AT&T 매장의 애런 벨링스 매니저는 “태블릿PC로는 아이패드와 팽팽하게 팔린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0일 미국 등 북미시장에 갤럭시탭을 출시해 6일 현재 30만 대 판매를 넘어섰다. 전 세계적으로는 10월 중순 이탈리아 통신사업자를 통해 처음 출시한 이래 미국·프랑스·영국·호주 등 64개국에서 120여 개 사업자를 통해 100만 대 이상 팔았다. 지역별로 유럽이 40만 대, 북미 30만 대, 아시아 10만 대 수준이다.

 갤럭시탭에 대한 미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뉴욕의 한 구매자는 ‘삼성 입장에서 갤럭시탭이 홈런이겠다’고 올렸다. 멤피스의 블레인 민즈라는 고객은 “8월부터 갤럭시탭 구매를 기다렸다”고 했다. 샌디에이고의 론 테일러는 “아이패드보다 휴대하기는 분명 편하다”고 답했다. 삼성전자 북미휴대전화사업본부의 신디 장 과장은 “아이패드에 없는 비디오 채팅 기능이 미국인들에 크게 어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드로이드 2.2 프로요 OS(운영체제)가 깔려 구글맵 검색이 용이하고, 어도비의 플래시를 지원하는 데 문제가 없다. 아이패드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들고 다니기엔 다소 무거울 뿐 아니라 플래시 지원이 안 돼 웹 페이지를 보는 데 한계가 있다.

 미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최근 2주 동안 인터넷 투표를 실시한 결과 갤럭시탭 선호도가 아이패드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가운데 어느 태블릿PC를 갖고 싶은지 물었더니 응답자 2093명 중 갤럭시탭 56.7%, 아이패드가 43.3%로 나타났다. 갤럭시탭이 뒤늦게 나온 신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이패드의 첫 경쟁자라고 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이패드는 여전히 태블릿PC 맹주다. 지난 4월 출시 후 9월까지 세계적으로 700여만 대가 팔렸다. 100만 대 돌파에 28일, 200만 대는 60일 미만, 300만 대는 80일이 걸렸다. 25일 성탄절 성수기를 앞두고 1000만 대 판매가 유력시된다.

샌프란시스코(미국)=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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