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MS 스마트폰 삼국지, PC로 확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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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의 세계 3강인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쟁이 개인용컴퓨터(PC) 시장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이에 따라 PC OS의 절대강자인 MS가 애플과 구글의 협공을 막아내고 수성에 성공할지, 아니면 스마트폰 시장처럼 3강 체제가 고착될지 관심을 끈다.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이르면 7일께 크롬(chrome) OS를 탑재한 신형 넷북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새로운 OS 크롬의 소스코드를 공개했고, 연말 이 OS를 넣은 넷북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애플도 지난달 초경량 신형 노트북 ‘맥북 에어’를 출시하면서 새로운 노트북용 OS ‘라이온(Lion)’을 공개했다. 애플은 라이온을 내년 초에 출시할 계획이다.

 #컴퓨터 OS 영광 재현하려는 애플 ‘라이온’

 KT 경제경영연구소는 5일 일본 정보기술(IT) 전문지 ‘와이어드 비전(Wired Vision)’의 보도를 인용한 보고서를 내놨다. 이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패드 OS인 아이폰 OS를 일부 포함한 새로운 맥 OS인 라이온과 맥 앱스토어를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이다. 라이온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처럼 PC에서도 앱스토어에 접속해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이하 앱)을 구매할 수 있는 맥의 새로운 OS다. 기존의 맥 OS인 ‘스노 레오파드’를 탑재한 맥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의 맥 OS는 올 들어 PC 시장에서 급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3분기 맥 OS 컴퓨터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한 389만 대가 팔렸다. 특히 고가 PC 시장에서 맥OS는 절대 강자다. 애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시판된 1000달러 이상 PC의 91%가 맥 컴퓨터였다. KT 경제경영연구소는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모바일 기기에서 성공을 거둔 모델을 PC에도 적용해 과거 컴퓨터 OS 시장에서의 실패 경험을 극복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컴퓨터 OS에서도 강자 되려는 구글 ‘크롬’

 구글의 크롬은 웹스토어를 넷북 OS 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삼을 방침이다. 웹스토어는 PC에서 쓰는 워드프로세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별도로 사지 않고 웹에서 이들 모든 서비스를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마켓이다. 모든 작업이 구글 서버에서 이뤄지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이다. 최근 미국 IT 전문지 ‘컴퓨터월드’는 구글의 크롬 OS와 안드로이드 OS를 비교하면서 “터치패드 기반의 스마트폰에서 구동되는 것이 안드로이드라면 크롬 OS는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고 키패드가 있는 넷북이나 데스크톱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OS”라고 설명했다. 크롬의 특징은 빠르고 안전하다는 점이다. 우선 부팅 시간이 짧다. 또 데이터를 구글 서버에 저장해 컴퓨터를 분실해도 데이터를 잃어버릴 염려가 없다.

 #컴퓨터 OS 터줏대감 MS ‘윈도’ 수성 노력

 PC OS 시장의 강자는 단연 MS다. 전 세계에서 팔리는 PC 시장 OS의 91%에는 MS의 윈도가 들어가 있다. MS는 특히 기업용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인다. 기업용 PC는 단순히 PC 몇 대의 문제가 아니라 내부 인프라와 연동해 개인용 OS에 비해 바꾸기가 쉽지 않다. 구글이나 애플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탄한 개발인력과 소프트웨어 인프라로 수십 년간 확보한 시장 지배력은 구글과 애플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하지만 구글이 넷북 OS 시장에서 자리를 잡게 되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쌓은 영향력을 PC OS 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다. 모바일과 PC를 연결하는 이른바 ‘N스크린’ 전략도 수월해 진다. KT 경제경영연구소 최윤정 연구원은 “애플과 구글은 스마트폰과 PC를 비롯해 여러 영역에서 서로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유·무선 분야로 경쟁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앞으로 MS와의 치열한 전면전을 치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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