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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터넷 블로그는 제품 홍보 전초기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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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소비자들이 기업의 제품 광고를 그대로 수용하던 시대는 지났다. 그렇지만 자신과 비슷한 일반인이 블로그에 띄워 놓은 제품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믿는다."

세계적인 광고.홍보 컨설팅 회사인 에델만의 리처드 에델만(50.사진) 회장이 한국 사업 현황을 둘러보기 위해 지난 9일 방한했다. 그는 "기업들이 제품 홍보 수단으로 블로그를 활용하는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제품 출시 6~12개월 전에 시범 사용자를 뽑고, 이들이 블로그에 사용 소감 등을 올리게 한다. 그러면 네티즌들은 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그 후 제품을 출시할 때 광고를 하면 폭발적인 구매가 뒤따른다고 에델만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마이크로 소프트(MS)가 지난해 말 X박스용 게임 '헤일로2'를 전 세계에 출시하면서 이 같은 전략의 덕을 톡톡히 봤다고 사례를 들었다. MS는 출시 약 1년 전부터 유명 게이머들에게 헤일로2를 해보게 하고 블로그에 품평을 하게 했다. 이것이 블로거들 사이에 퍼졌고, 일반인들 사이에 헤일로2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 출시 첫날 1억4500만 달러어치가 팔렸다.

-일반 기업도 블로그를 활용하나.

"제약사인 쉐링이 알레르기 치료제 '클래러틴' 출시를 앞두고 요즘 블로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두 명의 청년을 뽑아 고급 승용차를 주고 알레르기철인 요즘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블로그에 여행기를 쓰게 했다. 지금 한참 여행 중인데, 청년들은 어떤 나무 밑에 가니 재채기가 많이 나더라는 식의 알레르기 정보와 재미있는 여행담을 블로그에 함께 담고 있다. "

-블로그를 통해서는 제품에 대한 악담도 퍼질 수 있다.

"블로그 세계에는 스스로 정화하는 기능이 있다. 근거 없는 악담을 퍼뜨리는 블로거를 다른 블로거들이 공격해 블로그를 폐쇄하지 않고는 못 견디게 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직접 악성 블로거에 대응할 필요는 없나.

"악담에 대해 과학적 논리적 근거를 들이대며 '악담을 지우지 않으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블로그상에 한번 강한 경고 댓글을 올리는 것은 필요하다. 소송은 최후의 수단이다. 실제 지금 미국에서 블로그 때문에 한 IT 기업과 블로거 간에 소송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다윗(블로거)과 골리앗(기업)이 싸우면 사람들은 심정적으로 다윗 편을 들게 마련이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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