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에서 삼성역까지 이어지는 ''테헤란로''가 정보통신산업의 요람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줄잡아 1백50여개의 크고 작은 정보통신 업체들이 집결해 있고, PC, 소프트웨어, 벤처펀드, 홍보, 통신서비스 등 정보통신과 관련된 거의 모든 사업이 이곳에 망라돼 있다.
최근에는 한통프리텔·LG텔레콤 ·데이콤· 한국오라클·한글과컴퓨터 등 정보통신 대기업들이 잇따라 이 곳에 둥지를 틀거나 사옥을 옮기면서 산업기반이 한층 잘 다져지고 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이 곳을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견주어 ''테헤란 밸리''라고 부른다.''테헤란로에 가야 요즘 정보통신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어느 기업이 있나
테헤란 밸리의 입구라 할 수 있는 강남역에는 대표적인 휴대폰·인터넷·지원기관인 한솔PCS·야후코리아·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등이 자리잡고 있다.특히 정통부 산하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양재역에서 최근 이곳으로 옮긴 데 대해 업계에서는 테헤란로가 최첨단 메카임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역삼역 인근에는 LG텔레콤·나래이동통신·삼성멀티캠퍼스 등 굵직굵직한 정보통신 업체들이 많다.특히 역삼역 언덕 배기에 위치했던 유스호스텔 자리에 신축한 LG강남타워에는 텔레콤을 비롯해 캐피탈·정보통신 등 LG그룹 계열사가 잇따라 입주할 예정이다.
포스코센터를 중심으로 한 선릉역 부근에는 한국통신프리텔·현대반도체·신세기통신·데이콤 등 통신업체들이 많다.LG반도체 건물이었다가 빅딜로 현대로 넘어간 현대반도체빌딩에는 앞으로 현대전자 등이 입주할 예정이고,데이콤도 오는 11월 중 용산역 사옥을 떠나 이곳으로 올 계획이다.
삼성역 인근은 외국 IT업체들의 집결지.시스코시스템즈·NEC·한국CA·애플컴퓨터·SGI·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의 한국법인이 자리잡고 있다.여기에 국내 소프트웨어와 디지털전자신문을 이끌어 온 한글과컴퓨터와 중앙일보뉴미디어가 포진해 있다.
왜 이렇게 몰리나
최근 영등포사옥을 떠나 삼성역 인근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한컴의 전하진(田夏鎭)사장은 "정보통신사업에 필요한 모든 게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다"며 네띠앙 등 자회사를 이끌고 테헤란으로 온 이유를 설명했다.
이 곳에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무한기술투자·소프트뱅크·링크인터내셔날 등 투자펀드나 컨설팅·창업·유통·홍보 등이 집결해 있어서다.
특히 정보통신기술 전문업체들이 몰리다 보니 다양한 정보가 빠르게 오가면서 최신 소식을 즉시 접할 수 있고 최근엔 인력시장까지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수 없다.
인터넷 업체인 드림위즈를 차린 이찬진(李燦振)사장은 "테헤란로에는 90년대 후반 들어 최첨단 인텔리전트 빌딩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초고속통신망 등 통신시설이 완비돼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학가를 순회하기때문에 젊은 이용객들이 많은 지하철 2호선의 삼성-선릉-역삼-강남역 주변은 서울의 대표적인 젊은이 광장으로 정착되고 있을뿐 아니라 외국인의 출입이 빈번한 국제수준의 호텔들이 대거 몰려 있다는 것도 테헤란 밸리를 발전시키는 한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