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튀는 중개업소⑥재개발귀재에서 토지전문가 변신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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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센추리21지오랜드(041-672-0066) 문제능(36) 대표는 원래 재개발 전문가였다. 서울 성동구 금호ㆍ옥수동 일대에서 10여년간 몸담으며 ‘재개발 귀재’로 이름을 날렸다.

그런 그가 2000년초 재건축을 거쳐 지금은 토지 중개업에서 또 다른 흔적을 남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유의 부지런함과 친화력이 든든한 밑천이다.

재개발은 나의 거름


문제능 사장이 부동산에 뛰어든 것은 서일대 부동산학과를 갓 졸업한 1992년. 학창시절 과대표를 했던 文사장은 당시 ‘부동산 투자실무’를 강의하던 정종철 사장의 눈에 들어 졸업과 동시에 鄭사장이 운영하던 반도컨설팅과 인연을 맺었다. 그때 文사장의 나이 23세.

文사장은 성실함을 무기로 재개발 시장을 휘젓고 다녔다. 당시 성동구 옥수ㆍ금호동 등엔 재개발 붐이 일어 일거리도 많았다. 새벽 2시에 퇴근하고, 오전 8시에 출근해도 피곤한 줄 몰랐다.

“어떤 날은 2시간마다 한 건씩, 하루 계약서를 5건이나 쓴 적도 있었습니다. 밥을 못 먹어도 배고픔을 느낄 새가 없었어요.”


성동구 재개발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회사 직원들이 돈도 많이 벌었다. 덕분에 반도컨설팅은 서일대에서 가장 ‘취업하고 싶은 회사’ 1위가 됐고, 매년 과대표와 성적우수자 등 3명씩을 받아 재개발 전문가로 훈련시키도 했다.

文사장은 이 회사에서 평생 배필이 될 지금의 부인도 만났다. 계약실적도 항상 1위를 차지해 이 일대 시장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세도 탔다.

“재개발을 하며 부동산의 묘미를 알았죠. 한 고객이 제가 추천한 부동산으로 돈을 많이 벌었다며 무려 15명의 고객을 소개해주었을 때는 말로 표현못할 정도로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랬던 그가 재건축으로 갈아타기 시작한 것은 2001∼2002년. 서울 저밀도지구를 시작으로 재건축 붐이 일기 시작한 때다. 文사장은 잠실 시영 아파트 단지에 중개업소를 차렸다. 재개발을 하면서 차곡차곡 확보한 고정고객에게 재건축 투자로 다리를 놓아줬고, 고정고객은 점점 불었다.

당시 고객에게 2억∼2억2000만원에 사줬던 잠실 시영 13평형이 지금은 5억원이 됐으니 2배 이상의 수익을 안겨준 셈이다.

토지 전문가로 거듭나


文사장은 잠실의 재건축 전문 중개업소도 운영하면서 지난 2003년 또다시 자신의 고향인 충남 태안군 안면읍에 지오랜드라는 중개업소를 차렸다. 재건축 규제 이후 토지시장이 새 투자상품으로 떠올랐고, 충남 태안은 文사장의 고향이어서 손바닥 보듯 꿰뚫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안면도는 안면도국제꽃박람회와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 등 재료가 많았고, 주 5일 근무 이후 펜션 공급이 늘면서 토지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던 터였다.

“토지는 특수성과 개별성을 알고 있어야 정확한 중개가 가능한데 저에겐 태안이 바로 적지였죠.”


文사장은 이곳에서도 온ㆍ오프라인을 통한 영업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먼 길도 발품 팔기를 마다하지 않아 고정 고객이 점점 늘었다.

부동산의 속성을 잘 알다 보니 토지와 친해지는 것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펜션 운영의 꿈을 안고 내려온 서울내기 손님들에게 보금자리를 만들어 준 것만도 4건이다. 구입한 지 1년된 文사장의 자동차가 벌써 10만㎞를 넘었을 정도다.

주중에는 태안에서 지내고, 주말에만 서울에 있는 가족과 보내는 것도 이젠 익숙해졌다. 최근에는 소액투자자를 모아 펜션 단지 개발 등 토지 공동 투자를 주선하고 있는데 만족도가 높다.

“토지는 반드시 현장 답사를 하고, 개발가능성과 건축규제 등이 없는지 철저히 따져봐야 합니다. 현지 믿을 만한 중개업소나 설계사무소와 친분을 쌓아놓는 게 중요합니다.”

인맥과 고객관리에 주력해야


文사장의 재산목록 1위를 물어보니 “핸드폰” 이라는 의외의 대답이 돌아온다.
“같은 핸드폰 번호를 10여년째 쓰고 있는데 몇 년 전 거래한 고객도 이 전화로 연락을 해오기 때문에 바꿀 수가 없어요. 이거야 말로 최고의 재산입니다.”

지금 文사장의 휴대폰에는 250여명이 고정고객이 입력돼 있다. 이외에 관리하고 있는 고객이 노트로 빼곡히 3권이다.

그는 부동산은 인맥과 고객관리가 중개업의 생명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중개업소 프랜차이즈나 지역 부동산 모임, 중앙일보부동산아카데미 등 교육기관에서 맺은 인연들과 적극적으로 만남의 자리를 갖는다.

최근엔 아내와 함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부 3학년에 편입하는 등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이제 막 발을 들여놓은 중개업소라면 중개업창업ㆍ토지컨설턴트ㆍ도시정비사업전문가과정 등 전문 교육과정이나 부동산 해외벤치마킹 연수 등의 과정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중개업은 文사장에게 천직이 됐다. 이미 부인과 동생 등 온 가족을 이 업종에 끌여 들여 ‘부동산 가족’을 이뤘다.

그의 꿈도 남다르다. “전국 각지의 재개발ㆍ재건축ㆍ토지ㆍ상가ㆍ빌딩 등을 원스톱(one-stop) 서비스 해주는 종합부동산컨설팅회사를 운영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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