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현대자동차그룹, 올 기술투자 4조6000억 … ‘그린카 빅4 국가’ 앞당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10월 경기도 화성에서 열린 ‘연구개발(R&D) 협력사 테크 데이’ 행사에서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신기술이 적용된 자동차를 살펴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4조6000억원.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는 액수다. 그룹 출범 이후 최고 금액이다. 지난해(3조원)보다 50% 이상 늘렸다. 점점 치열해지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적극적인 R&D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에서다.

 ◆친환경차가 핵심=현대차그룹은 최근 친환경 자동차 관련 R&D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이브리드차의 차종 확대와 전기차 양산, 연료전지차 상용화 등이 핵심 과제다. 현대차그룹은 2012년까지 친환경차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를 ‘그린카 4대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고연비·친환경차 개발과 이산화탄소 감축에만 2013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도 그래서다.

 현대차는 지난해 7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곧 이어 기아차도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를 내놨다. 두 차는 현대차그룹이 강점이 있는 액화석유가스(LPG)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했다. 현대차는 올해 말 전후로 미국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도 출시한다. 이 차는 휘발유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함께 쓴다. 전기차 양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월 현대차 ‘블루온’이 시범 운행에 들어갔고, 내년 말에는 기아차의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 전기차로 나온다. 수소연료전지차는 2012년 상용화가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2018년에 연 50만 대 수준을 생산하고, 같은 해 수소연료전지차는 3만 대 안팎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 R&D 전문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있다. 앞으로 총 1000여 명이 될 때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이 경우 친환경차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정보기술(IT) 산업 등에 대한 투자도 함께 늘어나 2013년 기준으로 1만2000여 명의 고용 효과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친환경 기술 투자가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일자리 창출과 녹색산업 발전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D도 ‘상생’=현대·기아자동차는 10월 28일 경기도 화성시의 이 회사 연구소에서 ‘R&D 협력사 테크 데이(기술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현순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담당 부회장 등 회사 측 인사와 1, 2차 협력사 61곳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올해로 다섯 번째 열린 이 행사는 현대·기아차와 협력사들이 힘을 합쳐 신기술을 발굴하고, 글로벌 R&D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행사에서는 28곳의 협력사가 14건의 세계 최초 기술과 60건의 국내 최초 기술을 포함해 총 119건의 자동차 관련 신기술을 선보였다.

 협력업체와 제대로 된 ‘상생’을 하려면 협력사가 기술력을 갖추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 현대·기아차의 판단이다. 10월 말 발표한 ‘협력사 동반성장 선언’도 그래서 나왔다. 회사 측은 우선 ‘협력사 R&D 기술지원단’을 만들었다. 상근자 40여 명을 포함해 270여 명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 신차를 개발할 때 협력사도 함께 신기술을 개발하고 부품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현대·기아차가 보유한 기술 노하우를 전수하는 조직이다.

 내년부터는 협력업체의 안정적 품질관리를 위해 1, 2차 협력사의 품질담당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협력사 품질학교’도 운영할 방침이다. 협력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직급·업무별 맞춤 교육을 해주는 동반성장 아카데미도 운영한다. 회사 관계자는 “그간 협력사에 대한 지원은 자금·금융 지원 등 경영 안정을 돕기 위한 ‘상생협력’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앞으로는 협력사들이 글로벌 중소·중견기업으로 클 수 있도록 ‘동반성장’을 이루는 데도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