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영 기자의 장수 브랜드] 보석 브랜드 골든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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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화동양행은 1972년 설립됐다. 이건일 회장이 취미 삼아 상평통보·동국통보·삼한중보 등 각종 동전과 지폐를 수집하다가 만든 회사다. 이후 본격적인 주화 유통·판매사업으로 발전하게 됐다. 86년 서울 아시안 게임에 이어 88년 서울 올림픽 기념주화 해외 독점 판매권자로 지정되면서 유명해졌다.

 이 회장은 89년 회사의 강점을 살려 내놓은 코인 주얼리(동전을 목걸이로 만든 것)가 잘 팔리자 보석시장에 뛰어들기로 마음 먹었다. 당시 브랜드 런칭을 앞둔 마케팅 회의. 이 회장은 ‘금빛 이슬’을 뜻하는 ‘골든 듀’란 아이디어를 내놓았고, 모두 “보석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는 이름”이라며 찬성했다. 이렇게 해서 89년 국내 최초로 한 회사가 디자인부터 세공·완제품 생산의 모든 과정을 맡고, 브랜드 개념을 도입한 ‘골든 듀’를 출시했다.

골든듀 디자인팀은 당시 예물과 보석이 지나치게 화려하고 나이가 들어 보여 ‘장롱 속 예물’로 전락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디자인의 핵심 컨셉트를 ‘현대적 감각의 단순함’으로 정했다. 당시만 해도 일반적이었던 해외 유명제품을 모방하는 대신 독자적 디자인을 고집했다.

 고급 이미지를 굳히려 90년부터 백화점 입점을 시작했다. 또 젊은 층을 겨냥해 0.05캐럿 다이아로 만든 ‘엔젤 시리즈’를 제작해 인기를 모았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상품팀과 디자인팀 직원들이 신제품을 디자인한 후 시제품을 1~2주간 직접 착용하고 다녔다. 실제 착용해 보고 문제점을 발견하기 위해서였다. 요즘은 청담점과 롯데백화점 소공동본점 등 3~4개의 숍에 먼저 시제품을 내놓는다. 한두 달간 소비자 반응을 본 뒤 문제점을 보완해 제품으로 만들어 낸다.

  골든듀가 유명해진 데는 셀레브리티(유명인) 마케팅도 한몫했다. 2000~2002년 미스코리아 왕관을 제작했고, 2003년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 이후 결혼 30주년 기념 반지를 골든듀에서 구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2007년엔 프로야구 우승팀 우승 반지를 만들기도 했다.

2003년 내놓은 목걸이 ‘모닝듀’(사진) 제품은 2만여 개 가까이 팔려 단일 주얼리 품목으로는 국내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서울 청담동 본점을 비롯해 전국 백화점에 60개 매장을 운영 중인 골든듀는 해외에도 진출했다. 베트남에 8개 매장이 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730억원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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