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Serious”… 다급한 워싱턴, 보즈워스 보내 중국 설득 총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헤커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이 지난 13일 방북을 마치고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국무부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동북아 순방 사실을 발표한 시간에 그는 이미 서울행 비행기에 올라 있었다. 사전 발표 후 움직이던 전례와는 완전히 다른 행보는 미 당국이 현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줬다. 한국 당국자는 “뉴욕 타임스 보도가 나오기 전 이미 외교채널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관심의 초점은 미국이 북한의 새로운 도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로 모아진다. 오바마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또 하나의 반항적 도발 행위이자, 자신들 스스로가 한 비핵화 약속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CNN 등이 전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심각하게 논의됐던 북핵시설 ‘정밀 타격론’이 워싱턴의 일부 강경론자 사이에서 재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한반도 정세의 급격한 변화를 원치 않는 중국의 입장과 그사이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감안하면 군사적 옵션의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반대로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될 수도 있다. 그간 대북 압박에 주력하면서 대화를 소홀히 한 나머지 북한에 시간만 벌어 주고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론은 이 같은 입장과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가 현 대북 압박 기조를 누그러뜨리고 즉각적인 대화 국면으로 판을 바꿀 가능성 역시 낮아 보인다. 북한의 의도에 말려 들어가는 결과로 비칠 수 있는 데다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미국은 당분간 북핵 6자회담 당사국과의 공조 강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이 보조를 맞춰 실효성 있게 압박을 실행할 때 북핵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즈워스는 이번 순방에서 헤커 박사의 전언과 그동안 축적된 미 정부의 대응책을 관련국들과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국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무기 프로그램 확대 능력을 보여 준 것은 제재와 협상 중 어느 쪽이 유용한지에 논란을 낳을 것”이라면서도 “미국과 동맹들은 압박 전략 및 조건부 대화라는 ‘투 트랙 정책’을 더욱 강화시켜 나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예영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