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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간잡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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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경북 안동은 내륙 지방이어서 고등어를 먹기 위해선 영덕 강구항에서 수송해 와야 했다. 안동으로 보내기까지는 이틀이 걸렸는데, 냉동시설이 없던 예전에는 생선이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금으로 염장(鹽藏) 처리를 해야 했다. 이것이 안동 간고등어의 시초다.

  모든 음식이 다 그렇듯이 요리에서 간을 맞추는 것은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다. 간고등어도 지나치게 짜서는 안 될 것이며 너무 싱거워도 안 될 것이다. 고등어나 조기에 소금을 뿌려 간을 맞추는 사람을 아래 예문처럼 ‘간잽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간잡이’라고 쓰는 것이 옳다.

 “추자도 수협은 주민들을 모아 영광의 굴비 가공업체 견학을 주선했고, 1~2개월씩 영광·법성포 가공업체의 유명 ‘간잽이’를 초청해 기술 지도도 받았다.”

 ‘간잡이’는 아직 사전에 올라 있지 않다. ‘간’에 무엇을 다루는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잡이’가 결합된 것이다. 구성이 동일한 낱말로 ‘총잡이’ ‘칼잡이’ 등이 있다. ‘간잡이’를 ‘간잽이’로 발음할 수는 있으나 표기는 ‘간잡이’로 해야 한다.

 한편 걸립패나 소리판, 농악대 등에서 북이나 장구 치는 일을 맡은 사람은 ‘북재비’ ‘장구재비’로 굳어졌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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