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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 딴짓하며 먹다 보면 배부른 신호 무시, 사망할 수도

중앙일보

입력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정과장의 하루의 낙은 아침식사나 저녁식사 중 TV보기라고 한다. 왠지 그렇게 하면서 식사를 해야지 제대로 한것같은 생각이 든다고 한다.

TV를 보거나 인터넷을 하면서 항상 무언가를 먹는 사람들도 있다. 이를 필자는 ‘딴짓하며 먹기’라고 부른다. 그러면 자연스레 많이 먹게 된다. 다른 일에 집중하면 포만 중추의 렙틴이 보내는 배부름 신호를 우리 뇌가 쉽게 무시하기 때문이다.

PC방에서 며칠간 먹고 지내다 이코노미증후군(비행기를 장시간 탈 때 움직이지 못해 혈액이 응고해 혈관을 막아 생기는 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딴짓하며 음식 먹기의 폐해는 크다.

정과장에게 딴짓하며 먹기가 습관이 된 이유는 중독 두배 효과이다. 먹기자체도 기분좋은 호르몬 도파민을 분비시키는데다가 TV광인 정과장에게 TV 시청이야말로 기분을 좋게 하는 중독제로서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TV+과식이 시너지효과를 발산하여 항상 업무스트레스가 심한 정과장에게 TV보며 과식하기는 매우 안락한 일상생활로부터의 탈출구가 된터였다.

물론 정과장이 바른 입맛을 가지고 있고 정상체중을 유지하고 있었다면 정과장의 이러한 습관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정과장은 과식자체가 일상화된데다가 단맛에 유독 집착하는 버릇이 있어 복부비만과 당뇨전단계, 고지혈증등의 메타볼릭 신드롬 상태였다. 지금부터는 과감하고 신속한 입맛훈련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정과장에게 다음과 같은 식사집중처방을 내렸다.

식사 집중 훈련 처방
하나, 정해진 장소에서만 먹어라. 식사는 오직 식탁에서만 하라.
둘, TV 시청 시간이나 인터넷 사용 시간을 줄여라. 식사 후 10~20분 정도는 가족들끼리 티타임을 갖도록 규칙을 정하라.
셋, 음식을 먹을 일이 생기면 무조건 식탁으로 이동하라. 식탁에서 먹지 않을 거라면 먹지 마라. 커피나 음료수도 가급적 식탁에서 먹어라.
넷, 식탁에서는 식사만 하라. 신문을 보거나 잡무를 하지 마라.
다섯, 식사 중 신문을 보거나 TV를 보지 말고 상대와 대화를 하라.
여섯, 부모는 자녀와 함께 식사하며 꾸준히 아이의 식습관을 지도하라. 이로인해 자신에게 긴장효과가 생긴다.

특히 정과장에게 효과가 있었던 방법은 아이 식습관지도였다. 다소 비만한 상태였던 정과장의 아들 또한 아버지의 코칭을 들으면서 아버지와의 관계가 돈독해졌고, 정과장의 아내또한 아들의 식습관 교육에 소홀했다는 점을 반성하고 아들의 올바른 입맛들이기에 정성을 쏟게 되었다. 정과장은 그런 아들로 인해 더욱 더 입맛교정에 기운을 낼수 있었다.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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