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joongang_sunday/2010/11/14004004.jpg)
#장면1. (일반화하기 어려운 경험이긴 하지만) 15년 전쯤 일이다. 출근길 지하철 1호선 승강장 신문판매대. 판매대 앞에서 각 신문의 1면 기사를 쭉 읽고 있었다. 내가 쓴 기사도 있었기에 꽤 집중해서 봤다. 옆구리에 누군가의 ‘뜨거운
On Sunday
#장면2. 인기가 한창인 KBS 개그 콘서트의
#장면3. 11일 오후 이화여대 음대
한국의 젊은 여성들에게 꿈과 도전을 설파한 메르켈에게 개그 콘서트의 남하당 박 대표는 이렇게 얘기했을 법하다. “이 나라 저 나라 설치고 돌아다니면 소는 누가 키울거야. 소는.”
지상파 TV가 여성 비하와 남녀 대결 상황을 코미디 소재로 거리낌 없이 쓰고, 시청자들이 이를 즐기는 것은 역설적으로 대한민국 여성들의 지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얘기다. 15년 전 기자가 겪은 지하철 사건도 황당한 옛얘기이고, 요즘엔 “여자 운전자들이 교통체증 주범”이란 식으로 대놓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다르게 읽힌다. 한국의 성평등지수를 보자. 한국은 평가기준에 따라 130여 개국 가운데 20위(UNDP)부터 100위(WEF)까지를 오르내린다. 전 세계에서 여성 의원 비율은 78위, 고위관료 비율로 본 순위는 111위에 그친다.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 회원국 중 남녀 간 임금격차는 가장 크다. 여성 비정규직 비율은 남성이 45%인데 비해 여성은 70%나 된다는 통계도 있다. 여성을 상품화하는 세태도 더하면 더했지, 덜한 것 같진 않다. ‘어디 여자가 건방지게’라는 남하당식 문화가 아직도 진행형이란 증거가 아닐까. 여성에게 기회의 창이 동등하게 주어지고 그 능력이 제대로 대접받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