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각시켜 방사선 농도 낮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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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사용후 핵연료는 폐기물일까, 자원일까.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관리방법이 달라진다. 하지만 어떤 쪽으로 볼지 결정하는 데는 현재로서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따라서 원자력발전소 안에 임시 저장 중인 사용후 핵연료의 별도 저장소 마련이 꼭 필요하다. 원전 임시 저장소가 꽉 차면 원전 운영에 큰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의 해결책 중 하나가 중간 저장이다.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나 영구처분하기 전까지 방사성폐기물 관리사업자가 일정 기간 안전하게 저장하는 것을 말한다. 중간 저장을 함으로써 원전의 안정적 운영은 물론 사용후 핵연료 관리정책 결정에 시간적 여유를 벌 수 있다. 거기서 사용후 핵연료를 충분히 냉각함으로써 방사선 농도와 발생 열을 낮추고, 궁극적으로 처분장 소요 면적도 줄일 수 있다.

 사용후 핵연료를 저장하는 방법에는 습식과 건식이 있다. 습식저장은 특수 화학물질을 푼 수조에 사용후 핵연료를 담가 두는 방식이다. 원전 내에서 사용후 핵연료를 임시 저장하는 방법으로 많이 쓰인다. 건식저장은 물 대신 기체로 사용후 핵연료를 냉각시킨 뒤, 콘크리트나 금속을 이용해 방사선 누출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는 습식이 주였으나 요즘은 용량 확장이나 장기적 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건식이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상당수의 원전 국가는 원전 안에, 또는 별도의 땅에 중간 저장소를 마련했다.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사용후 핵연료를 안전하게 관리하려면 중간 저장 시설을 제때 확보해야 한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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