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최강자들의 빅쇼 … 중국 케이블TV로 전 경기 생중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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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7일 중국 항저우시 전자과기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WEM2010’ 결승전. [WEM 제공]

“1주일치 점심값도 아깝지 않다.”
“세계 최고의 e스포츠 선수들을 눈앞에서 보다니 꿈만 같다.”

 7일 중국 항저우시 전자과기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월드 e스포츠 마스터즈 2010(WEM2010)’ 결승전을 찾은 중국 관람객들의 분위기였다. 항저우시와 중앙일보가 이날까지 닷새간 공동 주최한 WEM2010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 3회째인 WEM은 ‘카운터스트라이크1.6’ ‘워크래프트3’ ‘크로스파이어’ 세게임 종목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초청돼 왕중왕을 가리는 자리였다. 3일 개막식부터 결승전까지 유료 관람인데도 경기장은 팬들의 발길로 대성황이었다. 특히 7일 결승전에는 1400여 석의 유료 관람석이 가득 찼다. 선수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A석은 80위안(1만4000원), B석은 50위안(8500원)으로 중국에서는 5~8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금액이지만 서너 시간의 e스포츠 경기를 즐기기 위해 선뜻 지갑을 연 것이다. 이런 응원에 힘입어서 그런지 중국 선수들의 강세가 돋보였다.

 이번 대회에선 새로운 시도가 있었다. 전 경기를 현지 케이블TV에서 생중계한 것. 1, 2회 대회 때는 온라인 중계만 했지만 이번에는 중국 220여 도시와 지역을 커버하는 상하이미디어그룹 SITV의 개임풍운(게임 케이블채널)이 일정 내내 전 경기를 방송했다. 중국 내에서 국제 e스포츠 대회의 전 경기가 케이블채널을 탄 것은 처음이다. 이는 WEM이 중국에서 대표적인 국제 e스포츠 대회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장저시(31) SITV 제작총괄은 “WEM\은 현존 최강의 e스포츠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는 수준 높은 e스포츠 대회로 젊은 층의 인기가 매우 높다. 해를 거듭할수록 중국을 대표하는 국제 e스포츠 대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국산 게임인 ‘크로스파이어’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점도 눈에 띈다. 크로스파이어는 한국 게임개발업체 스마일게이트가 만들고 네오위즈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총싸움 게임으로 중국에서 220만 명의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짜오룽푸(53) 항저우시 체육국장은 “날로 위력을 더하는 사이버 문화 중 대표적인 분야가 e스포츠”라며 “WEM을 더욱 지원해 세계적인 대회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WEM2010에서 한국의 폭스가 카운터스트라이크 종목에서 스웨덴의 에스케이게이밍을 꺾고 창단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워크래프트3에서는 중국의 황샹이 한국의 박준을 물리치고, 크로스파이어에서는 중국의 드래건Ab가 베트남의 지니어스게이밍을 꺾고 각각 왕좌에 올랐다.

항저우(중국)=권오용 일간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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