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영화] 다시 돌아온 그때 그 영웅… 브루스 윌리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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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플로언트 시리
주연 : 브루스 윌리스.케빈 폴락
장르 : 액션.스릴러
등급 : 15세
홈페이지 : www.hostage.co.kr

20자평 : '다이하드'의 브루스 윌리스, 액션은 살아 있다!

요즘 극장가에 브루스 윌리스의 얼굴이 자주 비친다. 최근 코미디 영화 '나인야드 2'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에 흠뻑 빠진 살인청부업자로 나오더니, 18일 개봉하는 '호스티지'에선 인질협상 전문가로 등장한다. 6월 말께 국내 개봉할 '씬시티'에선 의문의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형사를 연기한다. 아널드 슈워제네거처럼 타인을 압도하는 체구는 아니지만 단단하게 다진 몸으로 '꺾어진 100세'를 맞는 오늘에도 액션 스타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 전문 사이트 IMDB(www.imdb.com)를 둘러보면 내년까지 네 개의 작품을 예약한 상태. '다이하드 4'도 준비 중이다.

'호스티지'의 브루스 윌리스는 그를 할리우드 스타로 올려놓은 '다이하드'의 존 매클레인을 닮았다. 사랑하는 가족을 악당에게서 지켜내는 형사 캐릭터가 그렇고, 온몸을 아끼지 않고 적진으로 뛰어드는 액션도 그렇다. 하지만 '호스티지'는 완성도.긴박성에서 '다이하드'를 따르지 못한다.

다만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브루스 윌리스는 확실하게 드러난다. 영화 초반, 머리를 물들이고 수염도 길게 기른 히피풍의 자신만만한 인질전문가로 나왔다가 곧바로 100% 민머리에 '오늘도 무사고'를 바라는 소심한 교통순찰로 돌변한다. 물론 영화가 정의파인 그를 평범한 경찰로 남겨두진 않지만….

'호스티지'는 오락영화로 크게 손색이 없다. 이를 넘어선 그 무엇을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는 말. '다이하드'의 액션, '패닉룸'의 공포, '나 홀로 집에'의 재치를 섞은 액션 스릴러를 만들었으나 '바로 이것'하는 승부처가 없기 때문이다.

인질을 뜻하는 제목처럼 '호스티지'는 인질극을 둘러싼 얘기다. 로스앤젤레스 경찰청에서 최고의 인질협상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던 제프 탤리(브루스 윌리스)가 뜻하지 않은 실수로 어린 소년의 목숨을 잃게 하고, 그 죄책감에서 캘리포니아 남부의 작은 마을로 전근해왔으나 불가피하게 또다시 참혹한 인질극에 말려든다는 줄거리다.

'호스티지'의 플롯은 그럭저럭 정교하다. 10대 청년 셋이 부잣집의 고급 승용차를 털려다 그 집 가족을 인질로 잡는다. 그 집은 첨단 경호장비로 무장한 요새 같은 곳. 집 주인은 마피아 조직과 연결된 회계사며, 마피아는 회계사가 작성한 정보가 기록된 DVD를 노린다.

또 자기 가족을 마피아에게 인질로 잡힌 제프 탤리는 그 저택에 들어가 DVD를 빼내와야 한다. 두 건의 인질극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진퇴양난의 상황. 게다가 '3인조 강도단'에는 사이코 연쇄살인범도 끼어 있다. 하지만 사건을 풀어가는 실마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대저택에 인질로 갇힌 꼬마의 활동을 주시할 것. 할리우드 특유의 가족주의도 여전하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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