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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양숙 여사 "한 살 차인데 대통령만 하면 나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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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최근 자신과 노무현 대통령이 눈꺼풀 수술을 받은 속사정을 털어놨다. 이달 초 장관 부인들을 청와대로 불러 점심을 같이한 자리에서다.

권 여사는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 내외가 눈꺼풀이 처지면서 속눈썹이 눈을 찌르는 증세(상안검 이완증) 때문에 불편을 겪어 온 사정과 수술하게 된 경위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권 여사는 "대통령은 증세가 심했다. 눈두덩에 기름기 같은 이물질이 끼어 아침마다 솔로 닦아내는 고생을 해야 했다"면서 "이 사실을 알고 의료진이 대통령에게 수술할 것을 권했다"고 말했다. 수술의 정도와 관련해선 "대통령은 (지방을) 0.5㎝, 나는 0.3㎝ 잘라냈다"고도 했다.

자신이 수술을 받게 된 내막도 설명했다. 권 여사는 참석자들에게 "내가 대통령과 한 살 차이 아니냐. 그런데 (같은 증세로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만 (수술)하면 나는 어떡하느냐… 의사들도 수술 후 1주일이 지나면 부기가 가라앉게 돼 활동에 불편이 없을 것이라며 수술을 권유하기에 같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술 계획은 자녀들에게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마침 아들 건호씨가 출장 중이었고 며느리도 알지 못했다. 권 여사는 "나중에 출장에서 돌아온 아들한테 (신중치 못했다는)말을 들었다"는 얘기도 털어놨다고 한다.

노 대통령 내외가 수술을 받은 것은 지난달 4일.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청와대에 들어와 의무실에서 시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수술 흔적이 남으면서 결과적으로 쌍꺼풀이 생기게 됐다. 청와대는 권 여사의 수술 사실을 언급하지 않고 노 대통령의 눈꺼풀 수술 사실만 공개했다가 보름 뒤인 지난달 28일 뒤늦게 권 여사가 동반 수술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권 여사도 눈꺼풀이 처지면서 눈이 눈썹에 찔려 충혈되는 일이 많아 대통령이 수술을 받는 김에 함께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술 후 권 여사는 외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 수술 25일 만인 3.1절 기념식 행사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부부 동반 만찬 때도 "감기가 심하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그 후 수술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중에선 각종 억측이 난무했다.

인터넷 사이트엔 "상안검 이완증 때문이 아니라 쌍꺼풀을 만들기 위해 미용 성형 수술을 한 것 아니냐" "다른 부위도 수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 이마의 주름을 없애기 위해 6개월간 디스포트(보톡스와 비슷한 성분의 주사약)를 맞았던 것의 후유증을 말한 일이 있어 이번 수술과 연관시키는 의견도 나왔다. 2002년 5월 노 대통령은 "보톡스가 유행인데 맞을 생각이 없느냐"는 추미애 전 의원의 질문에 "사실 6개월간 맞아왔는데 주름이 아래로 처져 눈이 감기는 현상이 생겼고, 지금도 눈가에 후유증이 남아 있다"고 말한 일이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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