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졌다! 박주영 첫 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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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프로무대 첫 슛이 그대로 골이 됐다. 양팔을 벌리고 달려나와 무릎 꿇고 기도하는 그만의 골 뒤풀이는 여전했다.

▶ 프로무대 첫 골이 된 박주영의 왼발 논스톱슛 장면.[성남=연합]

박주영이 드디어 프로 데뷔골을 터뜨렸다. 13일 경기도 분당 성남 제2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프로축구 삼성하우젠컵 성남 일화와 FC 서울의 경기. 박주영은 팀이 0-2로 뒤지던 후반 43분 감각적인 왼발 슛으로 성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아크 서클 부근에서 김동진이 머리로 떨어뜨린 공을 페널티 지역 안쪽의 김은중이 땅볼 패스로 정확히 연결했고, 달려들던 박주영이 논스톱으로 날렸다. 수비수를 완전히 따돌린 위치선정과 순간동작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전.후반 88분을 선방한 성남 골키퍼 박상철은 종료 몇 분을 남기고 신인에게 한 방 먹고 말았다. 서울은 그러나 결국 1-2로 졌다.

프로 두 경기 만에 보여준 킬러 본능이었다. 1월 카타르 친선축구대회에서 보여준 믿기 어려운 유효슈팅률(80%)이 재현됐다. 9일 서울 홈 개막전에서 후반전 교체 투입돼 슛 한번 못 날렸던 박주영은 이날도 후반 16분에 투입됐다. 상대 수비를 좀체 뚫지 못하고 몇 차례 감각적인 패스를 선보이던 그는 찾아온 단 한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포르투갈로 출장 간 이장수 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은 이영진 수석코치는 선발 출장한 미드필더 백지훈과 교체멤버 김승용 등 청소년대표팀 멤버와 박주영을 나란히 세워 영파워를 테스트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선 수원 삼성이 홈 개막전에서 부천 SK를 3-2로 꺾었다. 올 시즌 A3 챔피언스컵부터 시작된 무패 행진도 여섯 경기(5승1무)로 늘렸다. 선제골을 넣은 나드손은 A3 대회 이후 여섯 경기 연속골(10골)을 기록했다. 네덜란드 리그에서 국내로 복귀한 송종국은 후반 16분 투입돼 수원 팬들에게 첫 인사를 했다. 2002년 8월 18일 부산 아이콘스(현 아이파크) 소속으로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뛴 이래 2년6개월 만의 국내 경기였다.

◆박주영 수원컵 출장 불투명= FC 서울은 22일 개막하는 2005 수원컵 국제청소년(20세 이하) 축구대회 때 박주영을 차출하는 것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한웅수 서울 단장은 "프로축구 활성화가 시급한 때 친선축구에까지 선수를 내보내는 건 무리"라며 "일단 20일 부산 원정경기에 박주영.김승용.백지훈 등 청소년팀 멤버를 모두 데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청소년대표팀은 17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된다.

강혜란 기자

▶ 후반전 43분 김은중의 감각적인 패스를 그대로 왼발로 갈겨 성남 일화의 골망을 흔든 박주영이 두 팔을 치켜들고 특유의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프로무대 두 번째 경기에서 만든 데뷔골이었다. [성남=연합]

"자신감 많이 생겨"

박주영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첫 골을 넣어 기분이 좋다. 팀이 져서 아쉽지만 첫 골을 뽑아 기분이 좋고 자신감도 생긴다"면서 밝게 웃었다.

-골 상황을 기억하나.

"형들이 도와줘 쉽게 넣을 수 있었다. 바로 골문 앞이라 발에 맞는 순간 골이라고 직감했다."

-데뷔전에 이어 두 번째 출장인데.

"데뷔전에서는 생각보다 많이 뛰어 힘들었다. 몸이 살아나면 뛰는 양이 많아질 것이다. 아직 풀타임을 뛸 상태는 아니다. 몸 상태는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데 파워를 좀 더 보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승용.백지훈 등 소속팀의 청소년대표팀 동료와의 호흡은.

"김승용 등과는 호흡이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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